‘예방 효과 없다’ 결과 나왔지만
올해 관측값 토대로 재분석키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홍수대책상황실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홍수 대응 및 피해복구를 위한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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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섬진강 유역을 할퀸 홍수 피해와 4대강 사업의 관련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자, 환경부가 실증 분석에 나선다. 앞서 4대강 보 설치와 관련한 홍수 예방 효과에 대한 분석이 2014년과 2018년에 이루어졌으나 효과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당시에는 홍수 상황을 가정하고 예측했던 분석이어서 홍수가 크게 발생한 올해 관측값을 토대로 4대강 사업의 효과를 다시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4대강의 홍수 예방 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최근 조사는 2014년 12월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와 2018년 7월 감사원 감사를 통해 이뤄졌다. 두차례 모두 4대강에 설치한 16개의 보는 “홍수 예방 효과가 없고 오히려 홍수위를 일부 상승시켜 홍수 소통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환경부는 12일 밝혔다. 2019년 2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금강과 영산강의 보 2개 해체를 결정할 때도 같은 분석을 했다. 다만 강바닥을 파내고 제방을 보강해 4대강 본류의 치수 능력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4년에는 4대강 사업 후 전체 홍수위험지역 중 93.7%에서 홍수 위험도가 감소된 것으로, 2018년에도 본류에서 계획홍수위(홍수 때 최고수위)가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한강 54.9%, 낙동강 92%의 구간 등 4대강 홍수위가 최대 3.93m 내려갔다.
그러나 2018년 감사에서는 “강수량이 적어 홍수 피해 예방효과의 객관적 분석이 어렵다”는 이유로 홍수 피해 예방 편익을 ‘0’으로 평가했다. 환경부는 “(두번의 조사 결과가 다른 이유는) 조사 시기와 조사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은 국무총리 소속 민간위원회가 농업·문화관광·수환경 등 16개 세부 과제를 조사했고, 2018년 감사원 조사는 사업 추진 전 과정 분석뿐만 아니라 치수·이수·수질·경제성을 따졌다.
환경부는 과거 조사 결과가 있지만, 홍수가 실제 발생했을 때 ‘실증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조사가 홍수 상황을 가정한 뒤 모형시뮬레이션이나 실험식을 분석한 결과였다면, 이달 초 강의 유속과 유량, 보의 운영 결과 등 홍수 피해 당시의 관측자료를 분석해 보가 홍수 방지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4대강 사업을 안 했다면 홍수 피해가 커졌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번 피해는 대부분 지류에서 발생해 (본류 중심의)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홍수 피해가 커졌을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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