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대박', 하반기 공모주 시장 확대 중
新성장산업 관련 공모주 중심 유동성 유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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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지난 7월 SK바이오팜이 기업공개(IPO)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공모주에 대한 관심 역시 달아오르고 있다. 하반기 공모주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상반기 상장 이연 수요와 풍부한 유동성 유입 등 요인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과열 양상이 예고되는 하반기 공모주 시장은 신규 성장주와 관련 업종 위주 차별적 접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모주는 기업의 증시 상장에 앞서 50명 이상의 투자자로부터 청약을 받고 배정하는 주식이다. IPO 심사가 엄격한 국내에서는 보통 동종기업 대비 20~30% 낮은 수준에서 공모가(발행가)가 정해진다.
증시 활황기였던 2017년과 비교하면, 2018~2019년은 공모주 가뭄이었다. 전체 공모금액은 30~40% 수준으로 급감했고, 이렇다 할 대형 공모주도 없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은 증거금 31조원이 유입되는 과열 양상을 보였다. 특히 6월 24일 CMA 잔고는 전일 대비 10조원 급감했고, 26일 주식 예탁금은 46조원에서 50조원까지 치솟았다.
하반기 공모주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은 풍부한 유동성과 주식의 높아진 투자 매력으로, IPO를 미뤘던 기업들이 속속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올해 4월 이후 현재까지 69개 종목이 상장심사 청구 또는 승인 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공모주 상장 이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다. 다만 초기에는 해당 공모주의 청약 경쟁률, 유통가능주식수 비율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큰 차이를 보였다. 즉 상장 당시 업종 성장성이 주목받고, 유통 물량이 적은, 품절주 종목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신한금융투자가 2015년 이후 신규 상장한 332종목(SPAC, REITs 등 제외)을 대상으로 청약 경쟁률 500:1 이상 또는 미만 유통주식 비율 30% 이하 또는 초과로 각각 두 그룹을 나누어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상장 1개월간 그룹 간 25~40%포인트(p), 15~25%포인트 수준의 차이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김다미 연구원은 “상장 당일은 경쟁률에 따른 주가 방향성 차이가 뚜렷하다”라며 “경쟁률 500:1 미만 종목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상장 당일 공모가를 밑돌았다. 반대로 경쟁률 500:1 이상 종목 중 상장 첫날 수익률이 약 160%를 기록한 종목 비율은 10.7%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모주는 주변 종목의 투자심리까지 영향을 준다. 특히 기업규모가 큰 ‘IPO 대어’ 종목은 상장 이슈 자체로도 관련주의 주가가 움직이기도 한다. 지난 2017년 공모금액이 1조원 넘은 대표적인 종목인 넷마블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살펴보면 시점은 각각 다르지만, 상장 전후로 게임ㆍ헬스케어 업종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상장 직후 넷마블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고평가 논란에 단기 부진을 겪었으나, 업종 성장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종목 주가 동반 상승이 나타났다. 게임 업종의 경우 넷마블 상장 기대감에 상승했으나 상장 직후 밸류에이션 부담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후 넷마블을 비롯한 대형주가 신작 효과로 2017년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종 주가는 급등했다.
올 하반기는 신(新)성장산업 관련 기업 중심으로 공모주 시장 유동성 유입이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상장 예비심사ㆍ승인을 청구한 종목들 대다수가 바이오, 반도체뿐만 아니라 핀테크, 게임 등 S/W 업종과 AI, Io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주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주는 최근 비대면(언택트) 경제의 부각,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관련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 상장 ’대박’은 바이오주 주가 급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공모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에 그만한 파급력을 지닌 공모주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증시 상승에 따른 기존 종목의 추가 수익 기회 감소,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의지가 공모주로의 자금 유입 지속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김다미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바이오, S/W, 2차전지 등 성장주가 증시를 주도하는 가운데 공모주 시장 내에서도 이들 업종이 높은 청약 경쟁률과 상장 후 수익률을 기록했다”라며 “성장주 중심으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청약 경쟁률이 높을수록 청약 시 투입한 증거금 대비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 수가 제한적이다. 해당 종목을 상장 직후 투자했을 때도 변동성 리스크가 큰 편이다”라며 “보완책으로 상장 예정 종목과 지분 관계가 있거나 사업구조가 유사한 종목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노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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