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 피한 도곡, '풍선효과' 발생
강북권, 눈치 보면서 호가만 올려
서울, 매물 잠김현상으로 집값하락 기대 어려워
신고가 행진 이어졌지만, 매수 심리 주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떨어지고 있다. 21일 KB부동산 리브온을 살펴본 결과, 7월 셋째주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전주보다 18p(포인트) 하락한 136.5로 나타났다. 매수자의 수요를 반영하는 이 지수는 지난 5월초부터 가파르게 증가해 현재 두달 전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한 상황이다.
강남과 강북권 모두 지수가 하락했다. 강남은 145.3으로 한달새 20p 이상 줄었고, 강북도 128.0으로 15.5p 하락했다. 거래량도 위축돼 다음달이 10일 남은 이달 현재 서울의 거래량은 2096건에 불과하다. 1년전 8815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로, 코로나 여파로 인해 집값이 하락했던 지난 4월(4404건)과 그나마 근접한 수준이다.
강남과 강북권 모두 신고가 행진이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 대치와 송파 잠실은 지난달말 이후 거래가 끊겼지만, 다른 지역은 이달에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규제 풍선효과가 발생한 강남 도곡동이 대표적이다.
강남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85㎡ 아파트 지난 3일 26억5500만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24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또다시 상승한 것이다. 현재 호가는 이보다 높은 27억 수준에 형성되어 있지만, 현장에선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규제지역으로 묶인 강남 대치의 수요가 이쪽으로 오면서 가격이 올랐고 급매 같은 물량도 있지만, 지금은 거래가 잘 이뤄지고 있진 않다. (국토교통부의) 단속 때문도 있다"고 밝혔다.
강북권에서 이른바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으로 불리는 지역 중 하나인 마포구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다. 마포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지난 1일 16억5000만원에 거래래됐다. 이후 실거래가 없고 호가도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돼, 지난달 수요가 몰리며 신고가 17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한 중개업자는 "한달전 사람이 몰렸던 것보단 지금은 잠잠하다. 물량은 그때보다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렇다"면서 다만 "집주인들이 기다리지 이보다 호가를 내리진 않는다"고 전했다.
눈치보는 다주택자 매물 잠김 영향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부동산 대책 시행을 앞두고 불안심리가 작용하면서 폭증했던 수요가 최근 조금씩 풀리면서 시장이 안정화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도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올랐지만, 이후 누그러진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8ㆍ27 대책이 발표된 직후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수우위지수가 가파르게 치솟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수요가 누그러지면서 두달 후 매매가격도 보합세를 이루었다. 다만 최근 거래세인 양도세가 증가하는 등 각종 규제가 산재해 서울에선 매물 잠김현상이 이어져 집값 하락 여력은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균표 KB리브온 수석차장은 "보통 규제가 발표되고 나면 급매 등을 찾는 사람이 (불안심리 때문에)늘어난다. 8ㆍ27 대책이 나왔을 때에도 비슷했다"면서 "3주차, 4주차가 지났고 추가 대책이 나오기도 했다. 매수시점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는데, 가격 변동이 적으면 관심도가 줄어들고 매물들의 호가도 떨어지게 되어 있다. 시장 안정화로 다시 흘러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주택자들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자극할 요인들이 정책적으로 나오기도 하겠지만, 지금은 눈치를 보고 있다. (대책이) 확정적인 것이 아니니 아무래도 매물을 내놓거나 하진 않는 듯하다"면서 "매도가 늘어야 하락에 대한 부분이 생기는데 하락은 아니더라도 정체가 되긴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소현 기자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