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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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시장실과 비서실은 일상적인 성희롱과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업무환경이었다"며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사전에 몰랐다는 서울시 해명을 반박했다.
또 피해자가 2016년부터 반기별로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승인이 나지 않았고, 인사담당자에게 '성적 스캔들'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를 묵살했다고 폭로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측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피해자는 2016년 1월부터 매 반기별로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좌절된 끝에 2019년 7월 근무지를 이동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2월 다시 비서 업무 요청이 왔을 때 피해자가 인사담당자에게 '성적 스캔들' 시선이 있을 수 있어 고사하겠다고 했지만 인사담당자는 문제 상황을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서울시장 전 비서실장 4인이 이구동성으로 "이상한 낌새를 채지 못했다"고 말했고, 서정협 현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비서실장 재직 당시 이번 사안과 관련된 어떤 내용도 인지하거나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입장을 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 측은 "시장실과 비서실은 일상적인 성차별로 성희롱과 성추행 등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업무환경"이라고 반박했다.
피해자 측은 "시장이 운동 등을 마치고 온 후 시장실에서 그대로 들어가 샤워를 할 때 옷장에 있는 속옷은 비서가 근처에 가져다 줘야했다"며 "샤워를 마친 시장이 속옷을 벗어두면 운동복과 함께 집어 봉투에 담아 시장의 집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은 시장실 내 침대가 딸린 내실에서 낮잠을 자는데 시장의 낮잠을 깨우는 것은 여성 비서의 일"이라며 "일정을 수행하는 수행비서가 깨워 다음 일정으로 가면 효율적이지만, 여성 비서가 깨워야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고 이를 요구당했다"고 했다.
일상적인 성희롱적 발언도 빈번했다고 했다. 피해자 측은 "시장에게 결재를 받으러 오는 이들이 비서를 위아래로 훑어보고,시장실을 방문한 국회의원 등이 '여기 비서는 얼굴로 뽑나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도 했다.
피해자 측은 "시장은 건강 체크를 위해 아침, 저녁으로 혈압을 확인하는데 피해자는 가족이나 의료진이 하는 것이 맞다고 의견을 냈음에도 여성 비서의 업무가 됐다"고 했다. 또 "박 전 시장은 '자기(피해자를 지칭)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서 기록에 안 좋아'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김주현 기자 n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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