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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일본 총리 노리는 고노, 자위대 물품 경매 내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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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 커터' 고노 방위상,

불필요해진 수송기 조종간, 헬멧 등 경매하기로

"F35 1대 구매 비용 마련하면 좋겠다'

이지스 어쇼어 배치 중단 결정 이어 잇달아 '인기' 정책

차기 일본 총리를 노리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이 다시 일본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정책을 내놓았다.

최근 5000억엔 규모의 육상미사일 방어체계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배치 중단을 발표, 이목을 집중시켰던 고노 방위상은 3일 자위대에서 불필요해진 군사 장비 경매를 오는 26일 처음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매 대상은 수송기의 조종간, 항공자위대 조종사의 헬멧 등 약 30점이다.

조선일보

고노 방위상이 이지스 어쇼어 배치 중단에 이어 자위대에서 불필요해진 물품을 경매에 내놓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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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헬멧 등 3종 세트 3만엔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경매 육상 자위관이 사용하던 도시락·수통 세트 5000엔, 항공 자위대의 수송기 C-1의 조종간이 1만엔, 항공 자위대 조종사가 쓰던 항공 헬멧, 항공 헬멧 수납 전용 가방, 산소 마스크 3점 세트가 3만엔이다.

고노 방위상은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 재원(財源)의 확보를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매 실시 이유를 밝혔다. 자신이 속한 아소파의 회장 아소 다로 재무상으로부터도 “수입의 확보라고 하는 말을 듣고 있다”며 “앞으로 (경매 수입이) 미국 최신예 전투기 F35 1대 분량(약 100억엔)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코스트 커터(비용 삭감기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지난해 9월 외무상에서 방위상으로 옮기면서부터 이번 경매를 계획했었다. 그는 부임 직후 방위성 자체 수입을 늘리기 위해 사용연한이 지난 장비를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수입 확보를 검토하는 TF가 방위성 내에 설치됐다. 이번 경매의 모집정원은 450명이며 정원을 초과하면 추첨을 통해 참석자를 선발한다.

고노 방위상은 최근 코로나 사태 대응 실패, 가와이 전 법무상 부부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아베 총리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돋보이는 각료다. 그는 지난달 15일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이지스 어쇼어 배치 중단을 전격적으로 발표, 단번에 일본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당시 자민당 수뇌부는 물론 일본 안보를 총괄하는 국가안전보장국(NSS)과도 어떠한 논의도 없이 아베 총리를 두 차례 만나 설득한 후, 이를 발표했었다. 그러자 대다수의 일본 국민은 고노 방위상의 결정에 지지를 보내, 그의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반대로 자민당 내부에서는 “다로짱(고노 방위상)의 나쁜 버릇이 또 나오기 시작했다. 방위성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 “고노는 국민적 인기도 있고, 정책능력도 있지만 상식이 없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고노 방위상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처음으로 일본 정부의 관여를 인정한 ‘고노 담화’의 주역인 고노 요헤이 전 자민당 총재의 아들. 고노 전 총재는 자민당 총재로서는 처음으로 총리가 되지 못했는데 고노 방위상은 아버지의 한을 풀기 위해서라도 총리가 되겠다는 집념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방위상은 트위터 팔로어가 160만명으로 아베 총리에 이어서 2위를 기록하며 일본의 젊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차기 자민당 총재선거에 무조건 출마한다는 생각을 주변에 밝히고 있어 논쟁적인 이슈를 발산하는 그의 최근 움직임이 ‘포스트 아베’ 논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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