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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6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돈 푸는 韓銀 금통위도 집값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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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쏠림현상

실물-금융 탈동조화, 과도기적 현상

탈동조화 장기화 여부 관건…실물 살릴 정책 필요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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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걱정되죠. 걱정이 안 된다고 할 수 없죠. 다만 우리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고, 당장 죽어나갈 곳들이 있는데 돈을 안 풀 수는 없는 상황이고 마침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니 일단 한번 가 보는 거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에 대응하기 위해 푼 유동성이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쏠리고 있다는 우려와 관련, 한국은행의 한 고위관계자가 밝힌 말이다. 한은의 기준 금리는 연 0.50%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금융통화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금리를 내리면서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내비쳤다.


19일 한은의 금통위 의사록(2020년 제12차ㆍ5월28일 실시)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코로나19 확산 후 가계 예금이 점차 단기화한다는 평가가 많다"며 "수익 추구를 위한 투자 대상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원 역시 "적극적인 재정ㆍ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이 크게 확대돼 하반기 들어 주택가격의 오름세가 재차 커질 것이란 견해도 제기된다"며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은에 따르면 5월 현재 국내 은행들의 총 가계 대출 잔액은 920조7000억원이다. 지난 2~3월 증가 폭(9조원대)에 비해 가계 대출 증가 폭은 4월과 5월 각각 약 5조원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막대한 유동성은 갈 곳을 못 찾고 있다. 4월 말 시중 유동성 지표인 국내 광의통화(M2)는 전월 대비 34조원(1.1%) 늘어난 3018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3000조원을 넘어섰다. 예금은행들의 1년 미만 단기예금 규모도 지난 1분기 말 기준 약 252조원으로 전체 예금의 33.3%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32.4%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은에선 정부가 발빠르게 대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당장 시중 유동성이 위험할 정도로 부동산시장에 추가 유입되진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갈 곳이 없는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예의주시할 입장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얼마나 오랜 시간 '실물-금융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이어질 지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동성을 풀어 기업이 잘 되고, 다른 경제활동이 왕성하게 살아나면 부작용이 적을 텐데 여전히 실물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남은 돈이 자산시장으로 간 것"이라며 "실물 부문이 살아나기 위한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유동성 과잉으로 인한 과도기적 현상이기도 하지만 청년들이 이번 기회를 재산 증식의 타이밍으로 삼는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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