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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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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무역 전쟁' 본격 시작…EU·캐나다 '맞불'·아시아는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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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4월부터 보복 관세"…캐나다는 즉시 부과

韓, 보복관세 배제…멕·브라질도 즉각 대응 자제

트럼프 "4월 2일 전까지 유연성…보복엔 재보복"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가 이날 발효된 가운데 각국이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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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대서양 동맹'인 유럽연합(EU)과 캐나다는 즉각 보복 관세로 대응에 나섰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협상 여지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U "4월부터 미국에 보복 관세"…캐나다도 즉각 '맞불'


EU 집행위원회는 12일(현지 시간) 철강·알루미늄 부과가 발효되자 즉각 4월 1일부터 260억 유로(약 41조1650억원) 규모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켄터키산 버번위스키,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리바이스 청바지 등 미국을 상징하는 제품이 대상이다. 껌, 대두, 가전제품, 소고기, 가금류, 주류 등도 포함됐다.

협의를 거쳐 4월 중순까지 190억 달러(약 27조6230억원) 규모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집행위는 이번 조치가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 신규 관세 부과에 대응한 신속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파리=AP/뉴시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1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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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EU는 (유럽) 소비자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비례적 대응에 국한된다며, 추가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익명을 요구한 한 EU 고위 관료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중요 분야에서 미국을 공격하려 한다"며, 목표는 미국 기업이 트럼프 행정부에 관세 정책 반대 목소리를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도 즉각 207억 달러(약 30조940억원)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효 시점은 미 동부시간 기준 13일 0시 1분이다.

도미닉 르블랑 재무장관은 부과 대상이 철강(88억 달러), 알루미늄(20억 달러) 및 기타 컴퓨터와 스포츠 장비 등이라며 "캐나다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마포구 소상공인연합회 디지털교육센터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3.13. my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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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역 확대 저해 조치는 도움 안 돼"…멕시코·브라질도 "보복 안 한다"


한국과 호주 등 일부 국가는 당장 보복 관세를 내리는 대신, 협상 가능성을 기대하며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현지 시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한미의 역사적 입장과 국익을 고려할 때 무역 확대를 저해하는 조치를 취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대미) 무역 전략에 있어서 멕시코와 캐나다 같은 국가들을 벤치마킹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며, 보복 관세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할 기회가 주어지면 대미무역 흑자가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초과 달성했다는 점을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최 대행은 13일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이번 관세가 미칠 영향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국내 기업과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하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이번 관세 조치가 "비우호적이고 부당하다"면서도 보복 과세 가능성은 배제했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달 3일(현지 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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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즉각 보복하지 않을 것이며, 4월 2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4월 2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유예한 시점이다.

브라질도 "미국 정부의 결정에 한탄한다"면서도, 즉각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페르난두 하다드 브라질 재무장관은 관세로 보복할 준비가 아직 안 됐다며, 브라질은 미국과 철강 부문에서 경쟁이 아닌 협력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역시 관료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과잉 반응하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이 미국을 찾아 관세 부과에 앞서 자국을 배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관련 답변은 못 들었다고 한다.

다만 무토 경제산업상은 "미국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고 가능한 한 빨리 실무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성 패트릭의 날 리셉션에 앞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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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호 관세 발효 전까지 유연성"…보복엔 "재보복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발효 시점으로 제시한 4월 2일까지 협상 여지는 열려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관세 정책 관련 "일관성이 없는 게 아니라 융통성(flexibility)이다. 항상 융통성을 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25% 관세가 발효된 이후 자동차 업계들과 소통해 한 달간 유예 조치를 내린 점을 함께 언급했다.

상호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이후엔 융통성이 거의 발휘되지 않을 것이라며 "4월 2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평택=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들이 쌓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산업을 살리겠다며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25% 관세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후 1시부터 발효됐다. 2025.03.13.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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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역시 재보복 조처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보복 관세에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대응할 것"이라며 "EU는 미국을 이용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주장했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도 미국을 이용한 것이냐고 묻자, 바라드카 총리 면전에서 "물론 그렇다"고 답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미국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계속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러트닉 장관은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을 국가 안보 기본 요소로 보고 있다"며 "강력하고 튼튼한 국내 생산 능력을 갖추기 전까지 그 어떤 것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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