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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케이크 한 조각에 인생이 바뀔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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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따끈따끈 새책] ‘음식의 위로’…다친 마음을 치유할 레시피 여행

머니투데이

저자는 오빠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을 받고 알코올중독에 빠진다. 사랑하던 약혼자와도 이별을 맞이하고 그와 함께 살던 아파트에서도 나가야 했다. 그에게 남은 통장 잔고도 겨우 240달러(29만원).

비통한 마음에 페이스북에 심정을 쏟아냈다. 다음 날 수치스럽지 않을까 걱정하던 사이, 친구들의 따스한 댓글을 확인하며 작은 감동을 받는다. 저자는 친구 중 한 명의 조언대로 ‘위로 음식’ 투어를 계획한다.

요리를 만들며 레시피를 모으고 삶을 되돌아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를 통해 그는 다른 이들이 어떻게 행복하고 건강하게 가족들과 살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저자는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은 후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 위로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었다. 하지만 힘든 여정이었다. 위로 음식 투어를 하면서 관계를 맺는 데 서툴고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끊임없이 반추해야 하기 때문.

감정 기복이 심하고 변덕스러웠던 어머니, 무신경한 아버지가 만든 불안한 가정 분위기와 유년 시절은 저자를 종종 실의에 빠뜨리게 하지만, 쓰디쓴 기억과 상실을 받아들이며 한 걸음 더 성숙한 자아와 조우한다.

저자는 말한다. “요리는 뾰족한 기억을 둥글게 깎아주기도 한다”고. 엄하고 무서웠던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선연하지만, 할머니가 만들어준 레몬케이크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케이크 한 조각은 사랑의 조각으로 남아있다.

“음식 덕분에 트라우마에서 치유로, 비통함에서 희망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또 음식은 진정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 데 기준이 돼 주었다.”

◇음식의 위로=에밀리 넌 지음. 이리나 옮김. 마음산책 펴냄. 368쪽/1만5000원.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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