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투자 미끼로 17억 가로챈 50대女 구속

지인에게 접근해 땅 구매 투자 권유로 17억원 가로채 / 자신을 건설회사 주주로, 남편을 부산시청 공무원이라고 속여 / 피해자 더 있을 것으로 추정

건설회사의 부동산 개발에 투자하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속여 17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 가로챈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3일 지인에게 땅 투자를 미끼로 17억원을 받아 가로챈 A(57)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지인 B(50대·여)씨로부터 87차례에 걸쳐 총 17억36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전직 보험설계사인 A씨는 남편이 부산시청 공무원이며, 자신은 모 건설회사 주주라고 속이고 B씨에게 접근해 4년간 17억여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그러나 정작 자신은 땅 투자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로 가로챈 돈을 생활비와 빚을 갚는데 모두 다 써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말주변이 좋았던 A씨는 2013년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 인근 아파트에 살던 B씨와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A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렸던 B씨와 언니 동생 사이로 지내며, 가끔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A씨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B씨를 안심시키고, 지인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와 땅 구매에 투자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B씨는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 A씨에게 속아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씩 뭉치돈을 건넸고, 이자 명목으로 약 3억7000만원을 받았다.

한동안 잘 나오던 이자가 갑자기 나오지 않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B씨가 확인한 결과, A씨와 남편은 건설회사 주주도 부산시청 공무원도 아니었으며 건설회사나 땅 구매에 투자한 사실도 없었다.

경찰은 A씨로부터 사기 피해를 본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