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與, 의회독재 꿈꾸나"…추경은 김종인과 엇박자

개원 후 첫 기자간담회서 "몇 안 되는 야당 몫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해야 하나"

"교섭단체간 합의 없이 의장단 못 뽑아…임시회 요구는 왜 했나"

실질적 대응 방안 묻자 "언론이, 여론이 막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

추경에 대해선 "국회가 무슨 거수기냐"며 김종인과 달리 비판적 입장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원·추경 협상 등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 원구성을 앞두고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의회독재를 꿈꾸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주 원내대표는 2일 개원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3대 선출권력인 대통령, 국회, 지방권력을 이미 싹쓸이했다"며 "그나마 몇 안 되는 야당 몫인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해서 의회독재를 꿈꾸는 것이냐"고 말했다.

과반을 훌쩍 넘는 177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국회법에 따라 오는 5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구성하고, 8일 상임위원장단 선출까지 마무리 짓겠다며 원구성이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여당에 대한 비난이다.

그러나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와 특위의 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가져가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 방안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대책이 없음을 인정했다.

그는 민주당이 본회의를 강행해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언론이 막아야 한다. 국민의 여론으로 (민주당의 독식을 막는), 그것 밖에 더 있겠느냐"고 답하며 흥분한 모습으로 답답함을 토로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원·추경 협상 등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해 오는 5일 임시회를 열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위법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막을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법률 검토에 의하면 교섭단체 간 합의 없이 의장단을 뽑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들의 의견"이라며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 의장단이 없을 경우 임시회의 소집공고만 할 수 있고, 회의 시작이나 진행에는 관여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첫 임시국회일인 5일에 의장단을 선출해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본회의가 자동 소집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임시회 소집 요구를 하는 것이냐"며 "자동으로 본회의가 열린다면 임시회 소집 요구를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도 비판했다.

하지만 국회의장이 없을 경우 최다선 의원이 회의를 진행하도록 국회법에 규정돼 있고, 관례상 국회의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 사회를 봐왔던 만큼 주 원내대표의 주장이 수용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협조 의사를 밝힌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엇박자를 냈다.

주 원내대표는 "한 해에 3번 추경도 납득이 어려운데 무려 35조원이나 되는 추경안을 야당과 상의도 없이 제출하고 6월 안에 추경을 해야 한다고 하느냐"며 "국회가 무슨 통과만 해주는 거수기냐"고 민주당의 움직임을 비판했다.

아울러 "예산을 보고 재정건전성을 따지는 것이 국회 본연의 일"이라며 "오는 5일에 일방적으로 법에 없는 국회의장을 뽑아놓고 그러면 국회 진행이 안 된다. 6월 안에 원구성이 안 된다"고 말해 추경 추진을 원구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기도 했다.

또 "추경안의 내용을 알고 있느냐. 알고 있지도 않은 추경안에 대해 찬성, 반대를 어떻게 하느냐"며 "언론의 그런 태도도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