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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터널사고 막은 김천 헐크, 그를 도운 3人 누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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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감천터널 안에서 운전자 의식 잃어

소방대원과 시민 3명이 몸으로 차량 막아

시민과 소방대원이 몸으로 차량을 막아 의식 잃은 운전자를 구출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북소방본부는 2일 김천소방서 소속 이윤진 소방대원과 시민 3명이 30대 운전자 A씨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19일 오후 5시쯤 경북 김천의 감천터널을 지나다 경련을 느끼고 의식을 잃었다. A씨의 차량은 편도 2차선 터널 안에서 10여초간 차선을 넘나들고 벽에 부딪히며 느린 속도로 수십 m를 움직였다.

당시 야간 근무를 위해 출근 중이던 이윤진 소방대원은 A씨의 차량을 뒤따라가다 이상 상황을 목격한 뒤 차선을 추월해 A씨 차량 앞에 정차했다. 이후 온 몸으로 A씨 차량의 전진을 막으려 했다. 당시 상황을 기록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이 소방대원이 온 힘을 다해 차량을 막았지만 힘이 부족했고 A씨는 여전히 운전석 창문에 머리를 기댄채 의식을 잃어 위험한 상황이 담겨 있었다.
조선일보

지난 5월 19일 경북 김천 감천터널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 A씨의 차량을 이윤진 소방대원이 몸으로 막고 있다./경북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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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 시민 3명이 합세했다. 터널 내에서 차량들이 연달아 정차하자 시민 3명이 상황을 확인하러 오다 힘을 보탠 것이다.

이윤진 소방대원은 차량을 몸으로 막는 동시에 합세한 시민들에게 창문을 두드려 의식을 잃은 운전자 A씨를 깨워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 A씨가 정신을 차리고 잠긴 문을 열자 시민이 직접 기어를 D(운전)에서 P(정차)로 바꾸면서 차량이 멈췄다.

이 소방대원과 시민들은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A씨를 터널 내 빈 공간으로 이동시켰다. 이들 모두 구급차와 경찰차가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았고 2차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정리를 해 추가 사고는 없었다.

A씨는 외상이 없어 병원 이송을 거절한 뒤 가족과 함께 자택으로 돌아갔다. A씨가 구급차에 이송되는 것을 본 시민 3명은 모두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사고를 조사한 김천경찰서 측 역시 “별다른 피해가 없었고 의인들도 금방 자리를 떠나 이름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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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진 소방대원/경북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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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진 소방대원은 “위급한 상황 속에서 시민들이 함께 가족의 일처럼 도와주셔서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남화영 경북소방본부장은 “시민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라며 “위험한 상황을 마다않고 끝까지 인명구조에 도움 주신 이름 모를 의인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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