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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클라우드 시장 잡아라" 국내 IT업계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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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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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 사진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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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를 덮친 2020년 1분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IT 빅테크 기업들을 위기에서 건저 올린 건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업계 선두주자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올 1분기 매출 102억2000만달러, 영업이익 3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3%, 38% 증가한 실적이며, 클라우드 사업자 중 분기 매출 100억달러를 넘어선 최초의 사례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AWS가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달한다.

'윈도'에서 클라우드로 노선을 바꾼 MS 역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분야 올 1분기 매출이 123억달러로 2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MS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의 성장률은 59%에 달했다.

코로나19로 광고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구글 역시 클라우드가 살렸다. 올 1분기 구글의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2% 증가한 2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업무용 협업 도구, 화상회의 서비스 등의 기반이 되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시 뛰는 토종 클라우드 기업

그간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보안 등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과 비교해 확산 속도가 뒤쳐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삼성, LG, 대한항공 등 대기업들이 속속 클라우드 전환에 나서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공공과 금융 분야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이 시장들 역시 고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2022년 3조7238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AWS, MS 등 외국계 기업들이 선점해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론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과 KT, NHN 등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상황이었지만,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정부와 함께 발빠르게 대응에 나서며 '토종 클라우드 인프라'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클라우드 사업에 수천억 투입... 외국 기업에 뺏긴 시장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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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총 6500억원을 투입해 세종시에 건립할 제2 데이터센터를 발판 삼아 외국계 기업에 뺏긴 클라우드 시장을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하이퍼 스케일'(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설립되는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자율주행,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 산업의 인프라로 활용할 계획이다.

KT 역시 2023년까지 클라우드 사업에 5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고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해 공공 금융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선포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연간 200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을 1조원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NHN은 지난해 3분기 출시한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가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근무 활성화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NHN은 지난 3월 두레이의 화상회의 접속률이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해 약 25배 증가했고, 협업툴 서비스의 접속 트래픽 역시 일평균 약 30%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IT서비스, 클라우드 앞세워 기업 디지털 전환 파트너로 부상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IT서비스 기업들도 클라우드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기업들을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산업계 디지털 전환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S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다양한 퍼블릭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코로나19 이후 증가할 기업들의 클라우드 수요를 충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에 있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보안 문제를 해소해 클라우드 전환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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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 / 사진 = 삼성SD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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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전체 클라우드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LG CNS는 '퍼블릭 클라우드 퍼스트'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AI, 빅데이터, IoT, 블록체인 등 신기술 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전자, 화학, 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의 디지털 전환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자체 클라우드 브랜드 '클라우드 제트'를 보유한 SK㈜ C&C는 최근 대세로 떠오른 '컨테이너' '쿠버네티스' 등의 기술 플랫폼을 앞세워 대내외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융합해 활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시대에 최적화된 기술들로 기업들이 손쉽게 맞춤형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전문기업 손잡고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 구축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성장하면서 클라우드 관리 전문기업(MSP)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 이전 구축, 운영 등에 전문성을 지닌 이들 기업에 대기업들도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국내 MSP 베스핀글로벌에 37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이번 투자를 통해 베스핀글로벌과 '5G 클라우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해 총 9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계약을 체결한 베스핀글로벌은 자사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옵스나우'를 5G 기술이 접목된 클라우드 서비스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앞서 LG CNS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클라우드 MSP 업체 메가존클라우드와 손잡고 합작법인 '클라우드그램'을 설립하기도 했다. 또 SK C&C는 MS 애저에 특화된 클라우드 MSP 클루커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멀티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주로 외국계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해주는 MSP 역할을 했던 삼성SDS는 최근 NHN과 전략적 협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산업군의 디지털 전환 요구를 충족하는 맞춤형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전문기업들의 협업이 필수가 되고 있다"며 "경쟁관계인 동시에 함께 생태계를 구축할 동지"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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