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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대세는 쓱닷컴?" 쿠팡 빈틈 노리는 신세계…유통공룡 새 키워드는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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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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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큰손으로 거듭난 'SSG'…매달 이용자 '껑충'

#물류자동화 덕에 피해간 코로나19…배송 속도 UP

#오프라인 점포는 계륵? 재고소진 창구+무인시스템 강화

온라인쇼핑의 강세로 최근 수년간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던 '유통 공룡' 신세계가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수년간 공을 들여온 온라인쇼핑 인프라가 자리를 잡으면서, 기존 오프라인 사업과의 시너지에도 불이 붙고 있다. 온라인쇼핑의 선두주자 쿠팡과 달리, 차별화된 물류시스템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혼란도 피해간 모습이다.

온라인쇼핑의 '신세계'를 보여줄게…유통플랫폼 디지털화 '총력전'

1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SG닷컴(쓱닷컴)의 지난 4월 순이용자(MAU, 안드로이드)수는 115만명으로 지난 1월 대비 26만명 가량 급증했다. 같은기간 간편결제앱 쓱페이(SSG페이)의 MAU 또한 기존 60만명대에서 70만명으로 10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3월 출시된 SSG새벽배송 또한 한달새 이용자를 두배 가까이 늘리며 MAU가 5만명까지 치솟앗다.

쓱닷컴은 신세계그룹 계열 가운데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을 통합, 지난해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다. 쓱닷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91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여전히 영업적자가 197억원에 달하지만, 매분기 적자폭을 줄여나가며 내실도 갖춰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증권가에선 쓱닷컴의 거래액이 올초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 신선식품 직매입 비중 상승에(90%상회) 따른 집객 효과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시스템의 디지털화와 온라인 맞춤 신규 물류센터 가동(네오003) 등으로 일배송 물류건수 또한 27%증가된 13만건으로 확대됐다. 물류처리속도 또한 5%이상 증가하며 쿠팡-마켓컬리를 맹추격하고 있다. 하루 소화할 수 있는 새벽배송 주문량 역시 기존 5000건에서 1만건, 당일배송 주문량은 4만4000건에서 8만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아울러 신세계는 신세계I&C가 운영하던 쓱페이를 아예 쓱닷컴으로 이관, 간편결제와 온라인쇼핑을 단일 법인이 총괄하게 했다. 또한 1일부터 산재돼있던 쓱닷컴 마일리지도 '쓱머니'로 일원화했다. 쓱머니는 쓱닷컴을 비롯 전국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1만여 개의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쓱닷컴에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이벤트 참여를 통해 적립한 포인트를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인력충원과 물류시스템 증설로 쓱닷컴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 식품시장의 시장지배력이 막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며 "올 하반기부터 전년대비 이익 개선이 시작되고 분기별 이익 개선의 강도는 점차 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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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마켓컬리 빈자리 노린다…물류자동화로 피해간 코로나19

사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의 기존 유통사업부문은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쇼핑 사업자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2018년 이후 수세에 놓이게 됐다. 특히 이마트의 경우, 예상보다 가파른 식품온라인 시장 성장으로 오프라인 점포의 수익성이 크게 줄기 시작했다. 여기에 삐에료쇼핑과 부츠 등 신규 전문점 사업 또한 힘을 쓰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

쿠팡과 마켓컬리에 밀리던 신세계 유통사업은 최근 코로나19를 반등의 기회로 삼았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새벽배송 매출은 전일대비 약 40%, 주문건수는 15% 가량 급증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선 쿠팡-마켓컬리와 차별화된 신세계의 물류체계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하루 300만개 이상의 물품이 출고되고 포장 단위 출고량이 75만개에 달하는데다 크기가 다양해 물류시스템 규격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물품 크기가 다 달라 입고와 분류, 집품, 포장까지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 실제 쿠팡 부평 물류센터만해도 약 16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켓컬리 또한 물품을 품목별로 나누고, 여러 품목을 박스에 담아 출고하는 과정 또한 사람이 일일이 한다. 반면 이마트의 경우 물류자동화에 사이트당 1000억원의 투자를 집행, 디지틸 피킹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제 이마트몰 김포 물류센터의 경우, 320여대의 고속 셔틀과 16대의 대형 크레인이 8만개의 셀을 직접 관리한다. 마켓컬리와 쿠팡의 경우, 작업자가 일일이 물류센터를 돌아다니며 물품을 피킹하는 반면 이마트몰은 작업자가 고정된 위치에서 자동화 장비를 통해 물품을 받는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켓컬리는 벤처 기업의 한정된 자본과 새벽배송에 집중된 물량 때문에 자동화가 쉽지 않고, 쿠팡 또한 다품종 비규격화 대량 배송체계 탓에 자동화가 대단히 힘든 상황"이라며 "동일 규모당 이마트가 양사보다 훨씬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한달 정도 특별한 이상(코로나19)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쓱닷컴의 이용수치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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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월마트가 뜬다…신세계 온라인쇼핑 경쟁력은 오프라인?

증권가에선 이같은 신세계의 디지털 총력전이 기존 오프라인 사업을 통해 더욱 빛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 오프라인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기존 온라인 쇼핑업체와의 차별점이 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박종대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와 유사한 미국의 월마트는 아마존의 파상공세를 막강한 오프라인 인프라와 가격 및 제품 경쟁력으로 막아내고 미국 식품온라인 시장 점유율 1위로 다시 올라섰다"며 "공격적인 M&A로 글로벌 식품온라인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이에 따라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주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월마트의 사례에서 보듯, 식품온라인 사업에서 오프라인 기반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지 증명되고 있으며 신세계의 오프라인 점포는 높은 바잉파워의 기반으로 재고소진 창구로 활용되며, 옴니채널 전략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세계는 디지털 인프라를 갖춘 자회사 신세계I&C를 바탕으로 무인 유통채널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디지털화해 온라인시장 확대의 거점으로 삼고 있는 것. 실제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프계산기가 도입된 이마트24 매장이 올해들어 50여개로 늘어났다. 특히 김포점의 경우, 아예 아마존고와 같은 완전 무인매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같은 무인매장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이마트24는 최근 쏘카와 손을 잡고 카셰어링 서비스 구축에 나서는 등, 온라인 서비스와의 결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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