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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닛산·인피니티 완전철수…일본차 엑소더스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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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서울의 한 닛산자동차 매장의 모습. 2019.9.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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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한국사업 철수는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이었다. 외신은 지난해 9월부터 닛산이 한국시장을 떠난다고 보도했다. 한국닛산이 "철수는 없다"고 반박했지만 업계는 철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왔다. 실적 부진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한국닛산은 올 초 직원 절반 가량을 내보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딜러사 계약도 대거 해지했다. 돌이켜보면 철수의 준비동작이었던 셈이다.

마지막까지 한국 시장을 지키려 안간힘을 쓴 닛산이지만 결국 철수하면서 가장 큰 피해자는 닛산 오너들이 됐다. 닛산은 기존 닛산·인피니티 고객들에 대한 품질보증 등 AS를 2028년까지 8년간 제공한다는 방침이지만 서비스의 품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철수의 직접적인 원인은 한국시장 판매부진이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노노재팬(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닛산은 연간 3049대를 파는데 그쳤다. 2018년 5053대에 비해 39.7%나 줄어든 숫자다. 올 들어서는 813대(1~4월) 판매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41.3%나 줄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한국닛산은 14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2017년부터 적자행진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딜러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프리미어오토모빌이 작년 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실상 한국법인과 딜러사 모두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닛산의 잔혹사는 한국닛산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 현지보도에 따르면 닛산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한국돈 무려 7조7000억원(6712억엔)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해외 법인의 부실을 본사가 대신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다.

자동차업계는 닛산의 철수가 일본 브랜드들의 줄줄이 철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닛산이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일본브랜드 자동차 판매량은 43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2.2% 줄었다. 같은 기간 유럽 브랜드 판매는 1만6093대로 33.2% 늘었다. 일본차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미국 브랜드 판매도 2805대로 71.4% 늘어났다.

일본 브랜드들은 노노재팬을 극복하기 위해 파격적 할인 공세를 펼쳐 왔지만 대세를 돌리지는 못하고 있다. 혼다가 파일럿에 1500만원, 닛산이 엑스트레일 1230만원, 패스파인더에 1700만원 할인을 적용한게 대표적인 예다.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1000만원대 할인을 전개했다.

한 일본차 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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