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기부금 유용 등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22일 서울 마포구 정의연대 사무실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한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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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와 이 단체 이사장 출신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기부금 유용, 업무상 횡령 등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윤 당선인과 정의연대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활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7일 최초로 문제를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92) 외에도 영화 '허스토리'의 실제 모델인 김문숙 부산 정대협 이사장(93) 등도 윤 당선인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에서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 행동(CARE)'을 이끌고 있는 김현정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다 참다 한 말씀만 올리겠다"며 정의연대와 윤 당선인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김 대표는 우선 "이용수 할머니가 미국에 오실 때마다 정대협, 윤 당선인에 대한 문제의식을 털어놓으신 지가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간다"고 밝혔다. 또 "그래도 (할머니가) 일단 한국에 돌아가시면 그들에게 호통을 치실지언정 결국은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수요시위에 서시는 걸 보면서 저는 숙연해졌다"며 "위안부 운동이 정파적으로, 조직이기주의로 가는 것을 눈치채시고 정대협에도 나눔의집에도 소속되는 걸 거부하시면서 독립적으로 활동을 펼쳐오셨고 바로 그랬기 때문에 미국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머니가 제기하신 근본 문제는 과연 지난 30년간의 운동이 무엇을 했는가, 지난 30년간 해결하지 못한 운동 방식을 반성하며 그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라면서 "위안부 운동의 대표 활동가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과연 그 일을 해내는 방법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제발 이용수 할머니를 그냥 피해자 또는 나이 많은 노인쯤으로 치부하지 말고 그분이 왜 그런 말씀을 하실 수밖에 없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주시기 부탁 드린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22일 매일경제와 서면 인터뷰하면서도 정대협과 정의연대, 윤 당선인 활동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위안부 운동 대표 단체(정의연대)가 할머니의 미국 활동에 대해서는 전혀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조심스럽지만 할머니께서 많이 참아오셨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전체 운동의 대표주자인 정의연대의 비중을 고려해 할머니께서 공개적 비판을 삼가 오신 것 같다. 윤 당선인이 상의하고 준비한 것도 아니고 별안간 국회로 간다고 하니 마음속에 쌓아두셨던 여러 문제가 다 터져나온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고 전했다. 그는 "정대협은 미국 활동 지원과 관련해 선이 분명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원 대상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전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위안부운동 대표 단체가 이 할머니를 전혀 지원하지 않으니 당연히 섭섭하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ARE는 정의연대와 윤 당선인을 둘러싼 논란이 위안부 운동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기부금 수입·지출 내역도 공개했다. 이 단체는 2012년부터 총 27만7938달러(약 3억4000만원)를 모금해 14만2555달러(약 1억7500만원)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민권자인 김 대표는 2007년 미국 하원이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공헌한 주역 중 한 명이다. 김 대표는 이 할머니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과정에서 통역을 맡는 등 위안부 피해자들이 미국에서 목소리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2013년에는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 미국 내 첫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 일도 주도했다.
한편 정의연대 후원을 끊고 할머니들에게 직접 후원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사례도 나왔다. '작은소녀상' '나비반지' 등 위안부 관련 굿즈(물품)를 판매해 수익금의 40% 이상을 정의연대에 기부해온 '위원랩'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4년간 후원하던 단체의 논란으로 인해 기부 방식을 할머니께 직접 후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신 기자 / 차창희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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