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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삼성과 LG...의류건조기부터 TV, 세탁기까지 '멱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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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격전 벌어져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제품 신경전이 치열하다. 각자 제품의 강점을 보여주는 선을 넘어 서로를 비방하거나, 심지어 홍보 방식의 문제를 두고도 불편한 기류가 감돌고 있다. 발전을 위한 건전한 경쟁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필요이상의 소모전도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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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별로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제품 격돌사는 상당히 오래됐다.

2010년대 들어 벌어졌던 격돌은 원색적인 비방 파문이다. 2011년 3DTV가 막 등장해 화제였을 무렵 삼성전자 직원이 LG전자 직원들에게 원색적인 비방을 해 논란이 됐고, 이는 삼성전자의 화해로 마무리 됐으나 여전히 앙금은 남았다. 2012년에는 냉장고 용량을 두고 충돌이 벌어졌으며 삼성전자는 당시 유튜브를 통해 LG전자의 냉장고에 물을 붓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서로 에어컨 시장 1등이라 주장하며 정면충돌했고, 2014년에는 조성진 LG전자 당시 사장의 유명한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사건도 벌어졌다. 두 기업은 이 문제로 법정소송을 벌이는 한편 조 사장이 출국금지까지 당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앙금은 2015년이 되어야 일부 풀어졌다.

시간이 가면 더 점입가경이다. 2012년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기밀 유출 논란이 있었고 2015년에는 IFA 2015를 기점으로 두 회사가 M+ 기술의 가치를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2016년에는 TV 품질을 서로 강조하며 RGBW 논쟁을 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LG디스플레이가 삼성의 퀀텀탓을 비방했고, OLED TV의 약점인 번인을 두고 해외 법인에서 마케팅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CES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롤러블 OLED TV가 공개된 가운데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기자회견에서 "돌돌 마는 TV를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IFA 2019에서도 TV 전쟁은 벌어졌다. 전시 과정에서 LG전자가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8KTV를 두고 CM(Color Modulation‧화질선명도)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초반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LG전자의 맹공이 이어지자 곧바로 반격했다. 당장 CM의 경우 1927년 만들어진 개념이며 지금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일축하는 한편 OLED TV의 번인 문제를 제기하며 역공에 나섰다.

두 기업은 서로 기술 설명회를 열어 경쟁사의 기술력을 비판하는 한편, 해를 넘기면서 광고를 통한 장외 비방전도 벌였다. 현재 TV 전쟁은 휴전에 돌입했으나, 두 기업의 신경전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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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으로 신경전이 번지기도 했다. LG전자는 자사의 노트북인 LG 그램 17 – gram을 유튜브를 통해 홍보하며 “설마 화질이 아직도 Full HD?", "이 정도 안 되면 노트든 북이든 접어야죠”라는 문구를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사실상 QLED 풀HD(1920X1080)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최신 노트북 갤럭시북 시리즈를 겨냥했다는 말이 나왔다.

의류관리기를 둘러싼 신경전도 있었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유튜브를 통해 자사의 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비교 실험 영상을 올렸고 이 과정에서 제품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원조격인 LG 스타일러를 디스하는 분위기를 연출해 화제가 됐다.

올해 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신형 에어컨을 출시하면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1월 15일, LG전자가 1월 16일 신제품을 나란히 발표한 가운데 각자의 기능을 두고 미묘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LG전자 건조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가 이를 유튜브를 통해 은근한 방식으로 강조,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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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건조기 전쟁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제품 전쟁은 최근에도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일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시에 24Kg 세탁기를 전격 공개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두 회사의 자존심이 걸린만큼 물러설 수 없는 한판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출시된 그랑데AI에 24kg 신제품을 추가로 선보였다. 점점 더 많은 양 또는 부피가 큰 빨랫감도 한 번에 세탁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세탁 용량은 24kg으로 늘리는 한편, 외관 크기는 그대로 유지해 설치 공간의 제약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도 맞불을 놨다. 인공지능 DD(Direct Drive)세탁기인 LG 트롬 세탁기 씽큐(모델명: F24VDD)가 조만간 출시되는 가운데 24Kg 모델로 꾸려진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시험결과 이 제품은 타월, 베갯잇 등으로 구성된 24kg 용량의 세탁물을 한 번에 세탁했으며 세탁통의 부피는 기존 21kg 트롬 씽큐 대비 10% 이상 커졌다. 넓어진 공간은 100g 무게의 수건 약 30장이 들어가는 수준이다.

두 기업이 같은날 대용량 세탁기 버전을 공개하자 업계에서는 또 경쟁이 시작됐다는 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대용량 세탁기 시장 선점을 위해 한 기업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다른 기업이 부랴부랴 뛰어들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삼성전자가 먼저 24Kg 세탁기를 공개하려고 했으나 LG전자가 부랴부랴 비슷한 모델을 공개했다는 말이 나왔고, LG전자가 먼저 24Kg 세탁기를 공개하려고 했으나 삼성전자가 부랴부랴 비슷한 모델을 공개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23일 세탁기ㆍ건조기를 위아래로 붙인 일체형 제품 ‘LG 트롬 워시타워’를 밝혔다. 삼성전자의 그랑데AI가 올인원 콘트롤을 표방하는 가운데 LG전자도 동일한 라인업을 공개한 셈이다.

트롬 워시타워는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설치할 때 총 높이보다 약 8.7㎝ 정도 낮춘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 외 많은 기능은 그랑데AI를 의식한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신경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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