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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9달러 치료제'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 효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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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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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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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렘데시비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되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방향을 틀어 연구되고 있는 약물이다.

개발 속도가 다른 치료제보다 빨라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과 함께 원가가 9달러(약 1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한 점도 관심의 이유다. 다만 임상 설계·연구 과정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뒤따라 실제 치료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하다.

대니얼 오데이 길리어드 대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공개 서한을 통해 "코로나19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썼더니 환자 상태가 나아졌다"고 했다.

국제 학술지 NEJM(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도 10일 전한 렘데시비르 연구 결과 당초 치료 목적인 에볼라바이러스뿐 아니라 코로나19,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임상 모델에서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길리어드')가 지원한 렘데시비르의 첫 번째 공식 연구 결과다. 오데이 대표의 공개서한과 NEJM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임상은 미국·캐나다·유럽·일본 등을 중심으로 평균 연령 64세의 코로나19 환자 53명에게 시행됐다. 이중 36명의 증상이 개선됐고 입원 치료 환자 25명이 퇴원했다는 설명이다.

인공호흡기 등을 사용하던 중증 환자 34명 중 19명도 증상 개선이 관측됐다. 34명 중 8명이 퇴원했고 8명은 호흡기를 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나아졌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대한 신뢰도 논쟁이 이어졌다. 대조군이 없이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은 환자만 분석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보통 약물 임상 실험은 무작위로 비교군과 대조군을 나누고 한 쪽에는 치료제를, 다른 쪽에는 가짜 약을 투여해 결과를 비교한다. 플라시보(위약) 효과나 부작용에 따른 임상 결과 혼선을 방지하고 정확한 치료제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같은 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티븐 에반스 런던보건대학원 약학 교수는 이메일을 통해 "이 논문의 데이터는 거의 해석할 수 없다"며 "효능을 시사하는 몇 가지 증거가 있지만 같은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경우 어떤 일이 생겼을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렘데시비르의 임상 3상 결과는 1~2주 이내 발표될 전망이다. 이 경우 렘데시비르의 국내 유통에 관심이 쏠리며 국내 제약사들의 코로나19 치료제 연구 진행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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