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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배민 잡겠다는 공공 배달앱…공약한 총선 후보만 최소 1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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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불붙은 공공배달앱 공약



국내 최대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지난 1일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한 이후 공공 배달앱 논쟁에 불이 붙었다. 다만 배달의민족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공공 배달앱의 경쟁력에 대한 논의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강임준 군산시장은 9일 경기도청에서 ‘공공 배달앱 기술 및 상표 무상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기세 경기도청 자치행정국장 등 경기도청 관계자도 이날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를 방문해 신규 수수료 부과 방식에 대해서 배달의민족 입장을 청취했다.

경기도청이 배달의민족 본사를 방문한 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서 이번 수수료 체계 변경을 ‘이익 포기하지 않고 반발을 모면하려는 임시 조치일 뿐’이라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 거래 대책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최대한 빨리 공공앱을 개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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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대책 회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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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솔루션 지원 업체도 등장



비단 경기도뿐만이 아니다. 최소 8개의 지방자치단체가 배달앱을 자체 개발했거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경상북도도 도가 설립한 공공기관인 경제진흥원을 통해 자체 배달앱(착한배달앱) 개발에 착수했고, 서울시 광진구는 광진구 소재 음식점이 이용할 수 있는 배달앱(광진나루미) 개발을 시작했다. 이밖에 경남 양산시, 울산 울주군, 전북 익산시 등이 각각 자체 배달앱 개발을 위해 예산을 배정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전라북도 군산시(배달의명수)와 인천광역시 서구(배달서구)는 이미 배달앱을 개발했다.

4·15 총선에서 공공 배달앱 개발을 공약한 국회의원 후보자를 중앙일보가 공약집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최소 1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10명)이 가장 많고, 정의당·민생당·무소속(각 1명) 후보들도 일제히 자신이 당선될 경우 공공 배달앱을 개발하거나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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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에서 공공 배달앱 개발을 공약한 국회의원 후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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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개발 솔루션을 무료로 지원하겠다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전자상거래 통합솔루션 ‘메이크샵’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는 일종의 재능기부 형태로 지자체·정치인이 공공 배달앱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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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배달앱 도입을 검토하는 지자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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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선택 받을 수 있을까



우후죽순 공공 배달앱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국회의원 후보들은 기존에 개발한 공공 배달앱(배달의명수)의 시스템을 활용해서 지역 맞춤형 공공 배달앱을 개발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배달앱을 개발하도록 설득하고 예산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공공 배달앱의 광고료·수수료는 부과하지 않고 ▶신용카드·체크카드뿐만 아니라 지역화폐 결제를 연동하며 ▶해당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한 상품권 결제도 허용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이와 같은 대책은 배달의민족이 변경한 정률제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 때문이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서울 송파구병 후보)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배달의민족의 수수료율이 “독과점의 횡포”라며 “수수료율을 절반 이상 낮출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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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음식 배달앱 수수료율 추정치. 그래픽 차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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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공공 배달앱은 드물다. 공공 배달앱 사용자에게 해당 지역민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송하겠는 아이디어 정도다.



외식관련 협회 배달앱 소비자 주목 못받아



이번 총선을 앞두고 배달앱이 화제가 됐지만, 사실 과거에도 유사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배달앱이 등장한 적이 있다. 한국배달음식협회는 지난 2014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배달앱(디톡)을 선보였다. 한국외식산업협회(트래퍼닷컴)·한국외식업중앙회(푸드인)도 무료 배달앱을 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요기요와 경쟁에서 밀려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했다.

총선 후보들이 저마다 공공 배달앱 출시를 공약하지만, 배달의민족을 뛰어넘을 혁신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또 다시 이들처럼 세금만 쓰고 사라질 가능성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만약 배달앱이 독점적 요소가 있다고 한다면 공정거래법상의 제도를 통해 해결해야지,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배달앱을 만드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실제로 세금을 투입해 공공 배달앱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재정만 소요될 뿐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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