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시인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담임)가 시집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시선사)를 펴냈다. |
목회자이자 중견 시인인 소강석 목사(58·경기 용인 새에덴교회 담임)가 최근 시집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시선사)를 펴냈다.
시선사가 출간하고 있는 ‘한국 대표 서정시 100인선’의 47번째 시집으로, 신작시와 기존 발표한 서정시 등 80여 편의 시가 실린 시선집이기도 하다. 소 목사는 활발한 목회 활동과 더불어 시 창작열도 뜨거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해 펴낸 시집 <사막으로 간 꽃밭 여행자>(샘터)를 포함, 등단 25년 동안 시집·시선집이 10권에 이른다. 또 개신교계 연합기관과 대사회적 활동을 하며 한국 교회와 목회 활동을 다룬 저서, 에세이집 등 모두 40여 권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에 수록된 시편들은 시인으로서의 예민하고 충만한 감성, 세상과 사물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목회자의 눈길을 함께 드러낸다. 소소하고 익숙한 일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스쳐지나는 평범한 사물들도 그에겐 한 편의 시를 빚어내는 소중한 재료들이다.
그래서 ‘벚꽃’‘진달래’도, ‘토란잎 물방울’도, ‘가을 기차’도, ‘눈 내리는 관제탑’도 그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 ‘아침 이슬’, 세발 낙지(‘세발 낙지에게’), 꽃과 바람·달빛 등 모두가 시로 거듭난다. 교회 옆 담장에 철 모르고 일찍 핀 개나리꽃을 다룬 시 ‘겨울에 핀 개나리’에서 시인은 “그리운 사람은 먼저 달려 나가요”를 읽어내고, “봄이 그리워/ 사랑이 그리워/ 그대가 그리워/ 내 마음의 개나리 꽃잎 위에 쌓인/ 하얀 눈꽃들”로 사무친 그리움을 그려낸다.
시 행간에는 목회자 시인 만의 영성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소 목사는 “시인으로서 한 편, 한 편 사랑을 고백하듯 써 내려온 시들은 언어이기 이전에 사랑의 제단에 바쳐진 기도요, 눈물이요, 그리움”이라고 말한다.
소강석 목사. |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는 그에게 큰 아픔이고, 결국 시 ‘코로나’ ‘마스크’ ‘손소독제’와 코로나19 사태의 극복을 소망하며 쓴 기도시 ‘갈대가 별이 되게 하소서’가 쓰여졌다. 기도시에서 그는 “주여, 언제쯤 봄이 오는 것입니까/ 언제쯤 햇살 눈부신 아침이 오는 것입니까/ (…) 삶이 아무리 아파도/ 상한 갈대가 꽃으로 피어나게 하시고/ 부러진 갈대가 밤하늘의 별이 되어 떠오르게 하소서/(…)”라고 간구한다.
소 목사는 “사막으로 떠난 꽃밭 여행자가 되어 꽃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시를 썼다. 나의 시들이 언젠가 꽃을 피워 사막을 꽃밭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 사태 속에 시들이 “봄길에 피어난 꽃 한 송이 되어 지친 이들의 가슴을 위로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1995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 천상병귀천문학대상(2015년) 윤동주문학상(2017년) 등을 수상했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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