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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화장품 맞수] 서경배·차석용, 브랜드 라인업 강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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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바디·남성 화장품 등 활로 개척

LG생건, M&A 통해 비건·더마 등 강화

한국금융신문

▲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론칭한 남성 전용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비레디’.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뷰티 업계 영원한 맞수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브랜드 라인업 강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비레디’와 ‘브로앤팁스’, 색조 전문 브랜드인 ‘레어카인드’와 ‘블랭크’ 등을 잇달아 론칭했다.

올해는 ‘필보이드’, ‘라보에이치’ 등 보디, 헤어 케어 전문 브랜드와 홈에스테틱 브랜드 ’홀리추얼’을 시장에 선보였다.

LG생활건강은 인수합병(M&A)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회사 ‘뉴에이본’ 지분 100%를 약 1450억원에 인수했으며, 지난 2월에는 더마 화장품 피지오겔의 아시아 북미 사업권을 약 1923억원에 사들였다.

◇ 아모레, 컨셉 색조부터 남성 화장품까지…포트폴리오 다변화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그루밍족을 겨냥한 화장품 브랜드 비레디를 출시했다. 그루밍족은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내 남성화장품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색조화장에 관심이 많은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 남성을 대상으로 이번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Z세대 남성을 공략하기 위해 비레디의 기획 단계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해왔다.

아모레퍼시픽이 비레디에서 이번에 남성용 파운데이션을 먼저 내놓은 것도 자체 설문조사 결과 남성들이 가장 사용하고 싶은 화장품으로 파운데이션이 뽑혔기 때문이다. 출시된 파운데이션제품의 일부 색상은 아모레스토어에서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금융신문

▲ LG생활건강이 지난 2월 아시아 및 북미 사업권을 인수한 ‘피지오겔’.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5월 기존 남성화장품 브랜드인 ‘브로앤팁스’를 재단장한 데 이어 석 달여 만에 남성전용 메이크업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남성화장품시장 공략에 부쩍 힘을 싣고 있다.

브로앤팁스 브랜드는 기존 기초화장품에 중점을 두고 제품을 출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내놓은 비레디는 남성전용 메이크업 제품에 중점을 두면서 기초화장품과 메이크업 화장품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렇게 남성화장품 브랜드를 늘리는 것은 외모를 꾸미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포털사이트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세 이상 성인남녀 2903명을 대상으로 남성 1058명에게 ‘스스로를 그루밍족이라 생각하는지’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40.6%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특히 20대 남성의 43.3%가, 30대 남성의 42.2%가 스스로를 그루밍족이라 응답했다.

‘평소 기초 화장품(스킨이나 로션) 이외에 바르는 화장품이 있다’는 남성이 58.7%로 절반을 넘어섰다. 20대 남성 가운데 63.1%가, 30대 남성 가운데 57.8%가 기초 화장품 이외에 바르는 화장품이 있다고 대답했다.

국내 남성화장품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남성화장품시장 규모는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과 비교해 9.8% 늘어나는 것이다.

남성용 화장품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진출에도 유리할 수 있다. 중국에서도 남성화장품시장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업정보망은 2019년 중국 남성미용용품 시장 규모가 154억 위안(우리돈 2조5821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열 대한투자진흥공사 무역관은 “중국 Z세대 남성들이 피부관리와 메이크업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이전 세대와 비교해 외모관리에 투자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기초화장품에만 머물렀던 남성화장품 소비가 최근에는 BB크림이나 립스틱 등 메이크업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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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건, ‘약국 화장품’ 등 차세대 성장동력 마련

LG생활건강은 지난 2월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지역 사업권을 취득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화장품 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연평균 15% 이상씩 급성장하는 더마 코스메슈티컬(약용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은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피지오겔’ 브랜드의 아시아 및 북미 지역 사업권을 취득했다. 거래 금액은 1억2500만 파운드 GBP(약 1923억원)이다.

피지오겔은 전세계 더마 시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는 브랜드는 아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피부과·약국 유통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브랜드이다. 현재는 아시아·유럽·남미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시장 조사 회사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1년~2018년 기준 피지오겔은 한국 스킨케어 시장에서 연평균 8.8% 성장률을 보이며 성과를 냈다. 특히 2013년 대비 2018년 브랜드 판매액 규모가 52%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이 피지오겔 사업권을 취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더마화장품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LG생활건강은 2014년 더마화장품 브랜드 CNP(차앤박화장품)를 인수했다.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는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피지오겔 사업권 취득으로 더마화장품과 퍼스널케어 포트폴리오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자체 보유한 연구·생산 역량·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피지오겔을 글로벌 대표 더마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뷰티&패션 부문 수석연구원은 “CNP 인수와 대중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LG생활건강의 피지오겔 인수는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다시 한번 파급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피지오겔은 면세채널에 민감한 브랜드가 아니기에 그룹사 매출 다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다양한 더마 브랜드들이 아시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쟁사들의 견제도 우려했다.

홍 수석연구원은 “아시아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 닥터시라보·크루엘 등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미 대형 브랜드로 성장한 이들과의 경쟁에서 LG생활건강의 시장 전략이 또다시 ‘매직’을 발휘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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