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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조선업계, 코로나·유가폭락에 해양플랜트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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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추가 하락 공포에 해양 투자 심리 위축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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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올해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의 어려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해양플랜트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19에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합의 불발까지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조선3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추가하락 공포 커져… “20달러 아래 밑돌 수도”

10일 업계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24.6%(10.15달러)가 하락한 31.13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 보면 걸프전 당시 1991년 이후 29년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을 겨우 방어하고 있지만 유가 하락 공포가 점점 휘몰아치고 있어 다음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국제유가 하락의 원인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하는 OPEC과 러시아의 충돌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지난주 러시아의 반대로 감산합의가 불발되자 원유 4월분 수출가격을 대폭 끌어내리고 산유량을 늘리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언급되고 있는 사우디의 증산 규모는 10~20% 수준이다.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들이고 미국 셰일산업을 고사시키기 위한 유가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실제 증산이 이뤄질 경우,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어졌던 사우디발 원유 치킨게임이 다시 되풀이된다.

설상가상으로 이 같은 상황에서 러시아재무부는 그동안 누적된 국부펀드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25∼30달러까지 떨어져도 6∼10년간 재정 운영이 가능하다며 쉽게 물러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지난주 감산합의 결렬로 촉발된 사우디와 러시아의 유가전쟁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유가가 최대 20달러선을 하회한다는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OPEC의 감산 종료로 유가 하단 지지 요인이 소멸됐다”며 “상반기 중 WTI는 배럴당 2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당장 합의가 나올 수 없고, OPEC 정례회의는 오는 6월 10일에나 열린다”며 “사우디가 일일 1200만배럴 생산에 복귀하면 유가는 20달러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양플랜트 발주 급감 우려… 수주 달성 악영향

조선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수주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통상 해양플랜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일 때 발주가 늘어난다. 그러나 배럴당 30달러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거나 더 하락하면 조선사들의 수주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조선업계는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중동의 원유 증산,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 등으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좀처럼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이후 고유가 시대에 한국 조선 업계를 먹여 살릴 효자로 꼽혔던 때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상반된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에도 국내 대형 조선 3사(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는 단 2척의 해양플랜트에 수주에 그쳐, 해당 부문의 수주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삼성중공업이 계약을 체결한 인도 릴라이언스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와 대우조선해양이 미국 셰브런으로부터 수주한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선체 1기 등이다. 삼성중공업은 2년여 만에 일감을 따냈고, 대우조선해양은 5년 만에 신규 물량을 확보했다.

올 들어 최근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장기공급계약(LTA)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해양플랜트 사업 참여 자격을 얻게 됐지만 저유가가 장기화 되면 수주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올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부문의 투자심리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진행하는 호주 브라우즈 LNG 프로젝트의 투자결정(FID)은 2021년 말로 6개월 연기됐으며, 미국의 오일메이저 셰브론이 진행 중인 로즈뱅크 프로젝트 또한 기존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를 재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해양플랜트 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생산 차질이나 당장의 실적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유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하면 해양플랜트 발주가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도 “기존에 해양플랜트 시장자체가 안좋았던 상황에서 국제유가 폭락이 맞물리면서 프로젝트들의 연기가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고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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