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인민군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노동신문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해 과도한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6일 보도했다. 김정은 친서가 북한의 근본적인 정책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RFA 인터뷰에서 "북한의 상반된 신호를 과도 해석하고 북한의 정책에 변화가 있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김정은 친서는 단지 김여정의 거친 담화 이후 발표된 것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김여정 담화가 지난 6개월 동안 북한이 내놓은 수 많은 성명과 그 결을 같이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김정은 친서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 기회로 인식할 것"이라면서도 "작년 한국의 쌀 5만톤 대북지원을 북한이 거절하는 등 한국 정부의 남북대화 재개 노력은 계속해서 무시돼 왔다"고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셈법을 바꾸고 비핵화를 단행한다는 증거나 자료가 충분치 않다"며 "이번 김정은 친서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와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친서가 남북대화 재개에 긍정적 신호라고 판단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이 ‘굿 캅, 배드 캅’(good cop, bad cop), 즉 당근과 채찍의 역할을 분담하는 대남 조련술을 구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북한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조의문을 발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핵실험을 단행한 만큼 북한의 화해 손짓 이후에 무엇이 뒤따를지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프랭크 엄(Frank Aum)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도 "김정은 서한을 통한 남북관계 및 협력에 대한 새로운 행보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추측 및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고 했다. 그는 다만 "서한이 대남 대화 통로를 유지하려는 북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며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다소 긍정적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면제 승인에 따른 인도주의 대북지원의 틀 밖에서 남북협력 공간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번 친서가 남북 간 코로나19 대응 협력 가능성과는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윤희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