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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성당, 미사 전면 중단...한국천주교 236년 역사상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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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 천주교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성당에서의 미사가 자발적으로 잠정 중단됐다. 사진은 서울 명동성당 입구에 부착된 미사 중지를 알리는 안내문이다. 김정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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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국 천주교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성당에서의 미사가 전면 중단됐다.

불교계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 조계종도 지난 23일부터 전국 사찰에서의 법회를 잠정 중단함으로써 당분간 한국의 성당, 사찰에서 미사와 법회가 열리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한국 천주교의 자발적인 미사 잠정 중단은 조선 후기인 1784년(정조 8년) 이승훈 베드로가 중국 베이징에서 영세를 받고 귀국해 이벽, 정약전 등과 함께 신앙공동체를 구성, 한국 천주교가 성립된 이래 236년 만의 최초의 일이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26일 “전날까지 전국 16개 교구 가운데 14개 교구가 미사의 잠정 중단을 결정했지만, 오늘 제주교구와 원주교구도 미사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이에따라 전국 천주교 성당에서의 미사가 중지됐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대구대교구를 시작으로 이어진 미사 중단 사태는 1주일 만에 천주교 교구 전역으로 확산됐다.

지난 25일에는 명동성당이 소속된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3월 10일까지 교구 내 232개 모든 성당과 관련 시설에서 열리는 미사와 모임, 행사 등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1831년 ‘조선대목구’로 시작된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189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감염과 격리자가 늘어가면서 편견과 배척,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으로 상처를 주고받는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여 마음으로 하나가 될 수 있어야겠다”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또 “코로나19의 불행한 상황을 정략적이거나 정치적인 도구로 삼으려고 하는 시도는 결코 없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미사 중단에 따라 신자들에게 묵주기도와 복음 봉독, 선행 등으로 미사 참례 의무를 대신하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앞서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3일 전국 사찰에서 예정됐던 초하루 법회를 취소한 데 이어 당분간 신자들이 모이는 모든 종교 행사를 중지한 상태다.

그러나 개신교 교회들의 상당수는 코로나19의 집단 감염 우려에도 불구, 다가오는 주일예배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교회들은 잠정적으로 주일예배를 영상예배나 가정예배로 대체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고 있으나, 이날 오후 현재 서울의 대다수 대형교회를 포함한 전국의 교회 상당수가 주일예배를 예정하고 있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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