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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봉준호 "기생충, 내 영혼까지 끌어모은 작품… 본업 돌아가 차기작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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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주역 공식 기자회견
배우 송강호·이선균 등 참석
취재진도 500여명 몰려
"오스카, 거대 스튜디오 공세
열정·아이디어로 맞선 덕분"


파이낸셜뉴스

봉준호 감독(오른쪽)이 19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배우 송강호의 답변에 밝게 웃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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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기생충' 제작발표회를 한 곳에서 행복한 마무리를 하게 됐다. 좀 쉬어볼까 했는 데 오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메일로 조금만 쉬라고 하셨다(웃음). 이젠 본업인 창작으로 돌아가 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차기작 시나리오를 한줄 한줄 써 내려가는 게 한국 영화산업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

금의환향한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주역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본업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19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생충' 공식 기자회견에는 배우 송강호·이선균·조여정·박소담·이정은·장혜진·박명훈과 곽신애 바른손E&A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했고, 200여개 매체 5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봉 감독은 이날 회견에서 이 영화가 세계적 호응을 얻은 것과 관련해 "그 이유는 시간을 두고 분석해봐야겠지만 제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오스카 효과와 무관하게 프랑스, 일본, 영국, 베트남 등지에서 흥행했는데, 동시대 많은 관객이 호응해준 게 가장 큰 의미이고 기쁨"이라고 말했다.

귀국행 비행기에서 어떤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몸과 마음이 모두 방전 직전이라 간신히 기내식을 먹고 잠들어 착륙 방송에 눈을 떴다"며 "생각도 정리하고 어떤 시적인 문구라도 남겨보려 했으나 그럴 여력이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영화 감독 최초로 오스카 캠페인을 참여한 소감도 들려줬다. 그는 "처음에는 왜 창작자들이 시간을 내 캠페인에 참석하고 스튜디오는 많은 돈을 투입하는지 이상하고 낯설었다"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작품을 밀도 있게 검증하고 오스카에서 피날레가 이뤄지는 시상식의 오랜 전통으로 의미 있게 다가왔다"고 했다. 또 거대 스튜디오의 물량 공세에 열정과 아이디어로 맞섰다고 부연했다. "(송)강호 선배와 제가 코피를 흘리면서 인터뷰만 600회 이상, 관객과의 대화는 100회 이상 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부터 오스카 작품상 수상까지 그야말로 대장정이었다. 번아웃 증후군이 오진 않았을까. 봉 감독은 "2017년 '옥자' 끝났을 때 이미 번아웃 판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때 '기생충'을 찍고 싶은 마음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힘을 내 촬영했다. 이번엔 좀 쉴까 했는데, 스코세이지 감독이 '나를 포함해 차기작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니까 조금만 쉬라'고 하셨다"며 웃었다. 최근 지자체 등에서 봉준호 생가 복원 등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는 것과 관련해선 "그냥 제가 죽은 후에 해주면 좋겠다"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한다"며 답했다.

양극화가 심각한 한국영화산업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봉 감독은 "과거 홍콩영화처럼 쇠퇴하지 않으려면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 영화산업이 도전적인 영화를 껴안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차기작과 관련해선 "'기생충'은 상을 목표로 찍은 게 아니다"라며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찍었듯 이번에도 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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