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전용 개인 간 거래(P2P) 업체 펀다가 이르면 이달 IBK기업은행과 손잡고 금리 한 자릿수 대출 상품을 선보인다. 박성준 펀다 대표(47)는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나 "펀다가 대출을 심사하고 제1 금융권인 기업은행에서 대출을 실행하는 상품을 출시한다"며 "연 10% 중반 금리였던 기존 상품보다 낮은 연 10% 이하 금리로 대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제1 금융권 문턱을 넘기 어려운 음식점 사장 등 자영업자들이 시중은행에서 중금리대출을 받을 길이 열리는 것이다.
새로 나올 상품은 펀다가 기업은행 대신 대출자를 심사한다. 펀다는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에서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됐다. 지정대리인 제도는 핀테크 기업이 금융사 핵심 업무(대출·카드 발급 심사 등)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핀테크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 것이다. 박 대표는 "P2P 업체는 개인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으다 보니 일반 금융권보다 자금 조달비용이 높아 금리도 높은 편"이라며 "기업은행과 제휴로 금리를 낮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태권브이' 만화를 보며 발명가를 꿈꾸던 박 대표는 2003년 창업에 뛰어들었다. 첫 창업 아이템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그램이었다. 두 번째로 창업에 도전한 것은 자영업자를 위한 마일리지 서비스 '위패스'였다. 매장에 방문할 때마다 마일리지를 쌓아 이를 친구나 가족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위패스로 자영업자 데이터 분석 경험을 쌓은 박 대표는 2015년 펀다를 세웠다. 박 대표는 "기존에 잘 안 되던 일들을 새롭게 해석해서 풀어 나가는 측면에서 스타트업도 발명가"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특히 자영업자에 집중한 이유는 누구나 자영업자가 될 수 있지만 살아남기는 어렵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자영업자는 돈이 필요하지만 기존 금융사들은 이들이 돈이 안돼(수익성이 없어) 사각지대로 방치해뒀다"며 "펀다는 건실한 대출자를 골라내 좋은 투자자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을 평가해 상환 능력을 확인하는 금융사와 달리 펀다는 자영업자의 예상 매출액을 중시한다. 상점에서 발생하는 카드 매출과 방문 고객들의 특징 등을 분석해서 대출해주는 셈이다.
[이새하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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