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안경점에서 근무하면서 독립을 준비하던 40대 박 모씨는 몇 년 전 창업을 결정했다. 그는 모은 돈 8000만원이면 충분히 가게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창업 비용을 아무리 줄여도 2000만원 정도가 부족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8등급이었던 그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박씨는 미소금융을 통해 보증 없이 신용대출로 2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현재는 월 매출 1000만원을 상회하는 안경점 사장님이 됐다.
미소금융 신용대출 제도가 서민들이 창업 기회를 얻어 자활에 성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미소금융 제도는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서민을 위해 마련된 소상공인 무보증 신용대출이다. 신용등급 6등급인 사람들은 대부분 금융 거래 연체 이력이 있어 일반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미소금융을 통하면 저신용자도 창업자금, 운영자금 등 다양한 목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본 이자는 연 4.5%지만 연체 없이 3개월간 갚으면 3.5%로 낮아지고, 기간은 최대 5년이다.
2009년 만들어져 올해로 11년 차를 맞은 미소금융 사업은 은행 5곳, 대기업 6곳, 지역 미소금융재단이 각각 7244억원, 1조3925억원, 5917억원을 출연했다. 총 2조7086억원이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에 사용됐다. 지난해에만 2만9456건, 총액 3060억원 규모 대출이 승인됐다. 미소금융은 서민금융진흥원이 관리하고 있다.
미소금융의 핵심은 자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무보증 신용대출이지만 소상공인이라고 무조건 대출해주지는 않는다. 은행에서 수십 년 이상 근무하며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엄격하게 심사한다. 이들은 직접 매장을 확인하고 자금 상황을 보며 입출금 명세서 등 자료를 분석해 자활 의지를 판단한다.
[안병준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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