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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사스땐 기내 전파됐는데…비행기 타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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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한폐렴 확산 공포 ◆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아시아권에 이어 미국으로도 번진 가운데 국내에선 이번 설 연휴가 확산 여부를 판가름 낼 고비가 될 전망이다. 중국 춘제 연휴를 맞아 국내로 건너올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많은 데다 국내에서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바이러스가 비행기에서 어떻게 전파될지도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감염자가 국내로 유입되는 주요 통로인 비행기 내에서는 감염병의 전파력이 일반 상황보다는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기내에선 여압(與壓)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공기 순환이 이뤄진다. 여압은 기압이 낮은 고도를 질주하는 비행기에서 외부와 꽉 막혀 기체가 통하지 않는 기내 공기 압력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지상의 기압과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내 감염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반적으로 비행기는 습도가 높으면 기체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어 일부러 기체 내 수분을 제거하기 때문에 실내가 매우 건조한 편이다. 감기 등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쉽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기내는 환기가 되지 않는 밀폐 공간이어서 각종 오염물질이 호흡기나 피부에 달라붙을 수 있어 여러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또 기내에 5~6곳뿐인 좁은 화장실을 수백 명이 함께 사용하면서 이들이 배설물 묻은 물건을 만질 가능성도 높다. 만약 의심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분무기를 뿌린 것처럼 바이러스가 쉽게 확산될 수 있다.

실제로 비행기는 글로벌 시대에 각종 바이러스 질환을 옮기는 매개체였고 수년간 조류인플루엔자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결핵을 옮기는 통로가 돼왔다. 존 에드먼즈 영국 런던대 교수는 "감염병 확산의 역사는 분명 여행객 증가와 관련 있다"며 "증상이 완전히 나타나지 않던 감염자가 여행하면서 감염병을 확산시킨 대표적 사례가 바로 신종플루와 사스"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국내로 건너온 확진자 A씨의 상태는 여전히 안정적이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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