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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차이나우드, 할리우드 뛰어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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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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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우드’가 ‘할리우드’를 뛰어넘을까.

올해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누적 수입이 613억2000만위안(약 10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미 CNN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영화 티켓 판매 플랫폼인 마오옌 엔터테인먼트의 대변인은 아직 2주 가량 남았는데도 박스오피스 누적 수입이 지난해 기록(607억위안)을 넘어섰다면서 “올해 중국 국내 영화가 박스오피스의 성장을 이끈 핵심”이라고 밝혔다. 올해 중국에서 흥행한 영화 10위 안에 중국 영화가 8편이다. 3위에 오른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10위 <분노의 질주:홉스앤쇼> 등 할리우드 영화 2편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5년 전만 해도 중국 박스오피스의 흥행 상위 10편 중 절반이 외국영화였다. 지난해엔 10위 안에 6편이 중국 영화였다. 올해 중국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는 1억명이 넘게 본 토종 애니메이션 <너자>가 1위를 차지했다. 이 영화는 2017년 개봉한 중국 영화 <특수부대 전랑2>에 이어 중국에서 2번째로 큰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됐다. 미 CNN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시리즈가 시작한 지 10년 만에 중국이 자국 애니메이션 돌풍을 일으켰다는 데 주목했다. 2008년 할리우드가 중국의 상징적인 동물을 내세워 중국 문화를 탐색했지만 이제는 중국이 스스로 그런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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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로는 드물게 호주, 뉴질랜드, 영국, 미국 등에서도 개봉한 <너자>는 내년 초에 발표하는 92회 아카에미상 외국어영화상에 출품되기도 했다. 최종 예비후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올해 비미국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신화통신이 18일 전했다. 해외에서 7억2800만달러(약 85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고대 신화 속 주인공인 너자는 인간 세계를 파괴할 것이란 예언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지만,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우면서 영웅으로 거듭난다. 미국 영화 제작자인 제프 모스트는 “중국 영화는 점점 더 많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상과 찬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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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통상 한해 34편의 외국영화만 개봉을 허용하는데, 할리우드 영화들이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중국에서 개봉하면 큰 흥행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어벤져스:엔드게임>의 경우 전 세계 흥행에서 중국이 22%를 차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향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 시장인 중국에서 할리우드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는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서 2020년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쯤엔 중국 전역에 스크린 수가 406개에 도달할 것이며,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9.4%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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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 시장에서 ‘강자’는 중국 영화사들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리서치 회사인 인터프리트 LLC의 마이클 카이 사장은 “중국 영화사들은 현지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어벤져스>가 중국 관객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지만, <스타워즈>나 <라이언 킹>과 같은 작품들은 그다지 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WSJ은 전했다. 마오옌의 데이터 분석가인 류젠페이는 “할리우드 영화가 스토리 혁신을 하지 않는다면 중국 영화 시장에서 인기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와 경쟁을 해야 하는 할리우드 제작사들로서는 중국 박스오피스 순위 결과는 ‘나쁜 뉴스’다. ‘차이나 머니’를 확보하기 위해 점점 더 중국 당국의 검열을 염두에 두면서, 중국 관객 취향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만들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투자자들이 투자한 영화가 미국 박스오피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4년 3.8%였던 반면, 지난해에는 20%를 기록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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