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부터는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된다. 또 한부모 근로자의 육아휴직 급여도 상향 조정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여성고용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제약회사 한독의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육아휴직 제도 개선 방향을 밝혔다.
그동안은 아이 한 명에 대해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육아휴직 사용 빈도가 낮은 남성에게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고용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2월부터 이미 육아휴직 중인 근로자의 배우자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쓸 수 없다는 현행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육아휴직 급여의 일정 비율(50%, 상한액 120만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가 복직하고 6개월이 지나야 주는 사후지급금 제도도 없어진다. 폐업이나 도산 등 근로자가 의도치 않은 실직으로 육아휴직 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고용부 조사 결과, 사후지급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 중 30%쯤은 본인 의사가 아닌 이유로 실직하는 사람이었다. 앞으로는 복직 6개월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비자발적 퇴직이 일어날 경우 사후지급금을 주기로 했다.
고용부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한부모에 대한 육아휴직 급여도 인상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인상안은 나오지 않았다.
한 아동에 대한 육아휴직을 부모가 모두 사용했을 때, 두 번째 휴직자에게 주던 인센티브 제도는 한부모까지 확대한다. 이 인센티브 제도는 육아휴직 급여의 일정 비율(50%)를 떼지 않고, 100%(상한액 250만원)를 휴직 후 최초 3개월까지 지급하는 것인데, 한부모 근로자는 순번 없이 혼자 육아를 해야하는 만큼 부부 근로자에 비해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육아휴직을 허용한 사업장에 대한 지원금도 지급 시기를 앞당기는 등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여성 육아휴직자 10명 중 4명은 "승진에 차별 있어"
고용부는 이날 ‘육아휴직자의 경험에 대한 실태조사’도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육아휴직자 중 승진에서 차별을 느낀 비율은 39.3%이었다. 또 육아휴직으로 사내 평가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느낀 여성도 34.1%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승진과 평가에 육아휴직이 악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 비율이 각각 21.7%, 24.9%로 여성보다 낮았다. 남녀 육아휴직자들은 차별 이유로 ‘휴직으로 인한 업무 공백’(27.1%)을 꼽았다.
육아휴직에 대한 만족도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육아휴직으로 ‘가족관계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대답한 남성은 95%였고, 여성은 83.4%였다. ‘생산성과 업무 집중도가 좋아졌다’는 응답 역시 남성 81.9%, 여성 76.3%로 남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6월 3∼7월 31일 육아휴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 76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여성 542명·남성 221명이 답했다. 조사 대상 직장인의 평균 육아휴직 기간은 8.6개월로 나타났다. 여성 9.7개월, 남성 5.8개월로 나타나 여성이 3.9개월 길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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