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EU·日 연구거점 등 조단위 투자 가속
韓 5년간 445억원 불과 10분의 1도 못 미쳐
구글은 지난달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로 1만 년 걸리는 수학 문제를 3분20초(200초)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구글이 개발한 양자 컴퓨터와 선다 피차이 구글 CEO. [사진=구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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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민간 기업뿐 아니라 세계 주요 국가의 양자컴퓨터 패권전쟁도 막이 올랐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들이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조(兆) 단위 투자를 진행하며 기술개발 경쟁에 일지감치 뛰어들었다.
한국은 올해 처음으로 ‘양자 컴퓨팅 지원 사업’을 확정하고 향후 44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투자규모가 선진국의 10분의 1이하 수준에 불과해 경쟁 국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이 가장 활발한 곳은 글로벌 무역전쟁을 촉발시킨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주요 2개국)다. 미국과 중국은 ‘꿈의 컴퓨터’인 양자 컴퓨팅 기술 육성을 경쟁적으로 추진하며 차세대 기술 주도권 확보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양자정보과학의 국가전략 개요’를 책정하고 올해부터 5년간 최대 13억달러(1조52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연구개발과 인재육성을 위한 거점 10곳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규모면에서는 중국이 단연 압도적이다. 13조원 규모가 투입된 양자컴퓨터 연구소가 내년 안후이성에 완공된다. 이 연구센터는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를 중점적으로 연구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을 위해 2018년부터 10년간 10억유로(1조3000억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독일과 영국, 네덜란드는 EU와 별도로 독자적인 대규모 투자도 단행한다.
일본 역시 올해 양자기술 연구개발 전략을 책정하고 향후 10년 로드맵을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도 관련 예산은 작년보다 두배 증가한 300억엔(3222억원)을 요구한 상태다.
한국은 올해야 비로소 양자기술 지원에 첫발을 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월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 사업’을 확정하고 선도연구센터(ERC)인 ‘확장형 양자컴퓨터 기술융합 플랫폼 센터’를 운영키로 했다. 향후 5년간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와 양자 알고리즘, 기반 소프트웨어 등에 총 445억원 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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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윤 포항공대 교수 겸 확장형 양자컴퓨터 기술융합 플랫폼 센터장은 “한국은 올해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분야 지원이 시작됐다”며 “현재 그 규모는 다른 나라의 10분의 1이하 수준으로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그동안 한국에서 양자기술 연구를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수십억원대의 고가 장비를 구입하기 어려워 물리학 위주의 기초 연구가 대부분이었다”며 “국내에서 부족했던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구현을 위한 우수 인력집단 구성과 대규모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란? 물리량의 최소 단위인 양자(量子·quantum)를 이용해 기존 슈퍼 컴퓨터보다 수백만배 이상의 연산이 가능한 차세대 컴퓨터를 말한다. 기존 컴퓨터는 0 아니면 1의 값을 갖는 비트 단위로 정보를 처리하지만 양자컴퓨터는 0과 1이 동시에 될 수 있는 ‘큐비트(qubit)’ 단위로 연산한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어 ICT(정보통신기술)는 물론 의료, 제약, 자동차, 항공우주, 국방 등 대부분의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상용화까지는 5~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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