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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증시 부양에… ‘트럼프 스톰’ 일단 진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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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어제 2.16% 모처럼 상승

삼성전자 한때 7% 넘게 뛰어

2000억 밸류업 자금 본격 투입

美 나스닥은 나흘연속 내림세

‘트럼프 스톰’에 휘청거렸던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금융당국의 밸류업 펀드 집행 소식에 모처럼 강한 반등을 보였다.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상승세도 한풀 꺾이는 등 글로벌 자산시장의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자산 투자)도 진정 국면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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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6% 상승한 2,469.07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 소식에 연일 1% 넘는 급락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 2000조 원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15일 삼성전자가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한 것이 국내 증시 반등의 계기가 됐다.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후 첫 거래일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7.1% 치솟기도 했으나 5만6700원(5.98%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생명(11.48%)과 삼성화재(10.48%) 등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2015∼2016년 자사주 소각 당시 18%, 2017∼2018년 27% 각각 상승했던 바 있다.

당국이 국내 증시 부양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열린 증시 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국내 증시 낙폭은 과다한 측면이 있다”며 “밸류업 펀드를 속도감 있게 집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거래소 등은 이번 주부터 2000억 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를 통해 국내 주식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향후 3000억 원 규모의 2차 펀드도 추가로 조성한다.

또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코스피 상장사의 누적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55조646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5%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매출도 2214조60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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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의 ‘트럼프 트레이드’ 열기도 주춤하다.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던 미 증시는 15일(현지 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1일 최고점(19,298.76)을 찍은 뒤 나흘 연속 내림세를 걸었다. 15일에는 고점 대비 3.2% 내린 18,680.12에 거래를 마치면서 트럼프 효과로 거뒀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비트코인도 13일 9만30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9만1000달러대까지 밀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1기(2017∼2021년) 때와 같은 막대한 유동성 공급 정책 효과를 기대하고 치솟던 글로벌 자산시장이 진정 국면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대규모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의 여파로 나스닥(58.7%), S&P500(41.0%),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36.4%)가 급등했던 바 있다. 트럼프 2기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얘기다.

트럼프 2기에서는 유동성 공급 정책을 펼치더라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이미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데다 물가나 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증시가 과도한 트럼프 랠리에서 벗어나 기술적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국내 증시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당분간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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