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야, 밥 많이 먹어야 기운이 나지."
"에너지 많이 생겼어요. 이제 그만 먹을래요."
"그래도 세 숟가락만 더 먹자."
"에너지는 마음에서 생기는 거예요."
할머니는 "…."
-박봄심(19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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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할머니가 손주에게 중요한 걸 배웠다. '에너지'라는 신식 말과 '에너지는 마음에서 생기는 거'라는 걸 배웠다. 깜찍한 손주다. 더 할 말이 없는 할머니. 말을 그만 할 수밖에. 제목 '말줄임표'가 이래서 태어났다. 시의 끝도 '….'로 맺었다. 하하, 졌다 졌어. 할머니는 어린 손주에게 완패했다. 그래도 즐겁다.
요즘 가정의 식사 시간이면 아이에게 밥 먹이기 전쟁(?)이 벌어진다. 밥숟가락을 들고 아이를 뒤쫓으며 한술이라도 더 먹이려고 애쓴다. 시가 그러지 말라고 한다. 에너지는 밥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니까. 몸만 부풀리지 말고 마음을 부풀려 주라는 것이다. 사랑할수록, 귀할수록 마음을 가꿔 주어야 한다고.
[박두순 동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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