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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靑, 김정은 '금강산 南시설 철거' 지시에 "北 입장·계획 분석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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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막힌 소통이 풀릴 계기로 보나'라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협의하고 협상의 의지를 갖고 가는 것이 중요"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는 북한 관영매체 보도와 관련 "일단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명확히 분석을 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지난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환담 후 오찬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남북 관계와 한미동맹의 우선 순위를 두고 갈라진 국론 때문에 남북 관계의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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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 입장과 다른 입장을 추가로 더 낼 것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남측 관계부문과 합의하여'라는 김정은의 발언과 관련 '북한과의 막힌 소통이 풀릴 계기로 보나'라는 질문에는 "부인하지 않겠다"며 "협의할 수 있는 부분은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과 대화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남북 관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어떤 분야에 대해 어떤 식의 협의가 있을지 지금 당장 답을 드리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김정은의 행보와 발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남북 간 교류 확대에 힘쓰겠다면서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 직후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남측 관계부문과 합의해 (남측시설들을 들어내고) 새로운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고 조선중앙통신에 언급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것이 대통령 말씀에 대한 호응인지 아닌지 저희가 판단할 수 없다. 북한만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남북 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경제·문화·인적교류를 더욱 확대하는 등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이 선순환하는 ‘평화경제’ 기반 구축에도 힘쓰겠다. 북한의 밝은 미래도 그 토대 위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로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암울해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과 북한에서 발신되는 메시지를 무게있게, 의미있게 분석하고 파악하고 있다"면서 "암울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처럼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협의하고 협상의 의지를 갖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의 금강산 현지 지도 및 관련 지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언제 보고받았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종교지도자 청와대 초청 오찬에서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남북 관계와 한미동맹의 우선 순위를 두고 갈라진 국론 때문에 남북 관계의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바 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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