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티몬이 특가 경쟁으로 외형적 성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높아지는 피로도에 내부 이탈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전언도 들린다. 추가 투자를 유치한 위메프와 계획된 적자를 계속하는 쿠팡.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는 이커머스 업계, 폭풍 전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이진원 대표의 지휘 하에 티몬이 특가 잔치를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G마켓과 쿠팡, 위메프를 두루 거친 이커머스 전문가다. 작년 10월 티몬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돼 지난 6월 대표로 승진됐다.
이 대표의 전공은 '초특가 마케팅'. '특가데이' 등 한때 위메프 홈페이지를 다운시킬 정도로 공격적으로 진행한 타임세일의 전문가인 셈이다. 티몬에서도 그 전략은 다소간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진행한 '퍼스트데이'로 창사 이래 최대 일 거래액인 40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체 매출을 시간으로 환산하여 계산했을 때 분당 최대판매수량은 2941개, 분당 최대 매출은 2.1억원으로 역대 최고의 실적이다. 지난 5월1일 퍼스트데이에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분당 2000여개에서 50%를 경신한 수치다. 프로모션 이틀간 올라온 특가딜의 수는 3만5000여개에 달했다.
티몬이 연일 특가딜을 내놓고 있다.(이미지=티몬 웹페이지 갈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티몬은 이 같은 특가딜을 선두로 한 타임커머스를 안착시키며 인터넷 쇼핑채널의 중요한 고객지표라고 할 수 있는 고객의 체류시간에서 업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닐슨코리아클릭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38주차간 플랫폼 전체 티몬의 주간 평균 체류시간은 25분으로 동종 업체 5개사 중에 가장 높았고 5월 이후로는 13주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티몬, 엄청난 물량공세에 내부 직원 피로도 누적돼...
엄청난 물량 공세에 회사 안팎으로 피로도도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티몬 소식통에 따르면 적자 지속과 더불어 쏟아지는 업무 탓에 임원급 직원들이 연이어 퇴사하거나, 퇴사를 예정해 둔 이들이 많다.
이에 대해 티몬 측은 "신임 대표와 함께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며 열심히 일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이 많아지다보니 불만도 생길 수 있고 이직이 있는 것은 어떤 회사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인재 충원이 계속되면서 이동이 잦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대표는 "특가 경쟁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한두번 할인될 때나 (정말로 특별하게 다가오는) 특가인 것이지, 매일하면 일상이 되어버린다"며 "어느 정도 퀄리티도 보장되어야 하는데 결국 MD업체를 쪼아 특가를 만들어, 볼륨을 최대한 뽑아내려는 것"이 그의 평가다.
박 대표는 특히 "티몬의 미래는 결국 롯데에게 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발로 롯데가 티몬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돼, 이미 실사까지 진행했다는 소문이 들렸으나 양사 모두 부인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인수가 아니라면 1000억원대 투자는 받아야 비즈니스가 굴러갈 수 있을텐데, 티몬에 그 정도를 투자할 곳이 있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소셜커머스/오픈마켓 앱 사용률에서 쿠팡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로 위메프와 티몬이 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아이지에이웍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4000억 '실탄' 장착한 위메프도 경쟁 지속
지금까지 업계서 승기는 쿠팡이 꽉 잡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IGAWorks)에 따르면 쿠팡은 8월 이용자 수(MAU) 기준 1222만명으로, 2위인 11번가(676만명)와 2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실사용률도 무려 90.8%로, 가장 높은 활성화 수치를 보였다.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65.3%, 62.5%의 실 사용 비율을 보이며 그 뒤를 따랐다.
오픈마켓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위메프는 변수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위메프는 상품기획자(MD)를 통해 상품 구성과 광고 등을 주도해 만들어내고 있다. 대신 통신판매중개업자인 오픈마켓이 되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만 해주면 된다. 즉 비용과 책임이 줄어들게 되는 것. 이를 위해 지난 8월 위메프는 PG 업체인 페이플레이스를 인수합병 수순에 들어갔다.
위메프는 직매입을 줄이고 최저가경쟁을 통해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위메프의 거래액은 전년(4조2000억원) 대비 28.6% 성장한 5조4000억원이었다. 영업손실도 6.4%(2017년 417억원) 줄은 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더해 위메프는 최근 4000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넥슨코리아와 국내 벤처캐피털(VC)인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수혈을 받게된 위메프는 보다 가열찬 경쟁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대표는 "쿠팡은 워낙 잘 되고 있어 소프트뱅크가 아니더라도 추가로 투자금을 넣을 기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이커머스 업계 상황은 모두에게 힘들어지고 있다. 몇년도 채 되지 않아 (롯데의 선택이나 위메프의 성장세에 따라) 결판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Copyright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