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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아파트 공급 과잉’ 광주, 집값 하락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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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신도시 맞먹는 20만 가구/ 일부지역선 벌써 4억 폭락 사례도/ 아파트 비율 높아 정책 전환 지적

광주지역에 향후 10년간 신도시 규모에 버금가는 20만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예상되면서 ‘아파트 공급 과잉 대란’이 우려된다. 광주지역 주거형태 중 아파트의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20%가량 높아 주거정책의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광주시와 광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올해 입주하는 광주의 새 아파트는 1만4099가구로, 지난해 7528가구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와 비슷한 1만2678가구의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 2020년부터 2028년까지 총 17만7617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2018년부터 2028년까지 공급이 예상되는 아파트는 19만9244가구로 신도시 건설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다.

아파트 공급 과잉이 우려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폭락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광주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의 경우 연초 대비 4억원가량 폭락한 사례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새 아파트에 입주자가 몰리고 노후 아파트는 매매가 실종되는 ‘아파트 부익부 빈익빈’현상이다.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건설사가 입지 좋은 곳에 짓는 신축 아파트에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새 아파트는 수요가 창출되면서 분양가와 집값이 유지될 전망이다.

오래되거나 도심 외곽에 있는 낡은 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되지 않아 공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광주지역의 20년 이상 노후화된 아파트는 2017년 말 기준 19만7335가구에 달한다. 노후 아파트의 경우 집값이 하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집을 팔기도, 재건축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주택 전문가들은 아파트만 지을 게 아니라 타운하우스나 단독주택이 건설되도록 광주시가 지원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40층짜리 고층아파트만 짓게 되면 헌집이 되더라도 경제성 때문에 향후 재건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인구 감소 추세 등을 고려하면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긍정적이지 않다는 견해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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