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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文대통령, 부마항쟁 기념식서 "유신독재 피해자에 대통령으로서 사과⋯국가 폭력 책임 규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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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부산·마산은 민주주의의 성지⋯역사의 정의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
"유신독재 폭력으로 인권 유린당한 피해자들에게 위로와 사과"
"모든 권력기관 조직 아닌 국민 위해서 존재 명심해야"
정부, 지난달 국가기념일 지정⋯文대통령, 변호사 시절 부마항쟁기념사업회 참여도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사를 통해 "부마민주항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었다"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유신독재의 가혹한 폭력으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 모두에게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항쟁의 주역들과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할 것이며,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 소재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 민주열사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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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남 창원 경남대에서 열린 부마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부산과 경남 창원(옛 마산)의 학생과 시민들이 유신독재에 맞서 일으킨 대규모 민주화운동으로, 그해 10월 16일 부산에서 처음 발생해 같은 달 18일 마산 지역까지 확산됐다. 정부는 지난달 부마민주항쟁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고, 이날 처음으로 정부 주관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은 "부·마(부산·마산)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라며 "3·15의거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곳도, 87년 6월항쟁의 열기가 주춤해 졌을 때 항쟁의 불꽃을 되살려 끝내 승리로 이끈 곳도 이곳 부·마"라고 했다. 이어"이제 민주주의의 하늘에는 부산의 아들 박종철과 광주의 아들 이한열이 함께 빛나고 우리는 국민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지난해 발의한 개헌안에서 헌법전문에 4.19혁명에 이어 부마민주항쟁과 5.18광주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 계승을 담고자 했다"면서 "비록 개헌은 좌절되었지만 그 뜻은 계속 살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부마민주항쟁의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보상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며 "숫자로만 남아있는 항쟁의 주역들과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할 것이며,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 소재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와서 문책하자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돌보지 못했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면서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유신독재의 가혹한 폭력으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 모두에게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정부는 작년 설립된 ‘부마민주항쟁 기념재단’이 잘 뿌리내려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이 꽃필 수 있도록 돕고, ‘부산 민주공원 기록관’과 ‘창원 민주주의 전당’을 통해 더 많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항쟁의 역사를 보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면서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주의를 통해 많은 국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되었다"며 "각자의 목소리를 분출하며 민주주의는 더 다양해지고, 자신의 목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이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범정부 차원의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전담조직을 조속히 구성해 세계를 향한 창원과 부산, 경남의 도약을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 앞서 진행된 1부 주제공연 ‘그날의 부마’ 행사에서는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의 경과보고와 부마항쟁 참여자들의 증언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인사를 나눴다.

[포토]文,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식 참석…첫 정부주관 행사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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