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각 기관이 가진 핵심역량을 집중, 기관 별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승중 수출입은행 전무이사는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제기한 산업은행-수출입은행 합병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강승중 전무이사는 은성수 전 수출입은행장이 금융위원장에 취임함에 따라 공석이 된 수출입은행장의 직무를 대행, 이날 국감의 기관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기재위 국정감사는 수출입은행을 비롯해 한국조폐공사, 한국투자공사, 한국재정정보원, 국제원산지정보원 5개 피감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됐지만 질의는 수출입은행에 집중됐다.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합병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10일 있었던 임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임기동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쟁점이 된 사항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써 중복되는 업무가 있고 정책금융기관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시 이동걸 회장의 설명이었다.
이날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통합 발언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공식적인 입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강승중 전무는 "2013년 정부에서 각 기관이 가진 핵심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 있었고 이에 수출입은행은 대외수출관련, 산업은행은 대내역할을 핵심으로 하는 것으로 정립됐다"고 말했다. 각 기관별 맡은 영역이 있기 때문에 합병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강 전무는 이어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서도 각 기관이 가진 핵심역량에 집중, 불필요한 논란은 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조 의원은 "통합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추측과 억측들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정책금융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중복과 유사성 등 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의원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합병에 대해 말한 것은 2년간 산업은행을 맡고 학자로 지내면서 오랜기간 공부하다 이러한 의견을 낸 것일 것"이라며 "수출입은행 입장에서만 방어적이고 안이하게 볼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현재 공공기관의 전반적인 운영실태를 보면 중복, 방만, 나태의 문제, 퇴직공무원 노후 쉼터로 작용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쉽게 볼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강 전무는 "현재 산업은행과 낭비와 중복되는 업무를 제거하기 위해 협의하도록 했고 이를 위한 협의체를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산업-수출입은행 합병안이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에서 제기된 것을 구체화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속한 더미래연구소에서 낸 보고서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담긴 보고서를 냈고 2021년까지 합병하는 세부적인 방안도 명시가 돼 있다”며 “이동걸 회장이 물밑접촉을 한 것이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강 전무는 "아는 바가 없다"며 "각 기관의 맡은 역할이 다르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수출입은행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송금한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정부가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쌀 지원 계획을 발표했으나 북한은 이를 받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자금 1177만달러가 아직도 WFP에 송금된 이후 환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돈이고, 수출입은행은 1초라도 이를 굴려서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며 "이를 즉각 환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석 한달여가 돼가는 수출입은행장 자리와 관련해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재청된 것이 아니냐는 질의도 나왔다.
박명재 한국당 의원은 최희남 사장에게 "최근 윤종원 청와대 전 경제수석과 증인(최희남 사장)이 차기 수출입은행장으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제청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최희남 사장은 "제청받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