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아이에게 한번씩 스마트폰을 주고 게임을 할 수 있게 한다. 어린 아이를 타깃으로 한 이 게임은 무료인데다가 내용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고 심지어는 교육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따금 뜨는 팝업 광고에서 단두대로 목을 내려치는 폭력적인 장면이 등장해 성인인 A씨까지 섬하게 만들곤 한다. 빠르게 지나가는 광고인지라 신고할 방법도 마땅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광고를 접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해지고 있지만 별다른 규제 방법이 없어, 특히 청소년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제보에 따르면 베이비버스에서 만드는 게임에서 폭력적인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베이비버스는 0~6세용 모바일 조기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국 기업이다. 앱스토어에 베이비버스를 검색하면 '신기한베이비버스', '놀이공원-베이비버스', '아기 팬더의 아이스크림 가게' 등이 뜬다. 모두 전체이용가~만3세이상의 등급을 받은 어린이용 게임이다. 게임 또한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게임 내 팝업 광고에 폭력적인 장면도 노출이 된다는 점이다. 일례로 한 이용자가 베이비버스에 자주 등장하는 광고라고 제보한 '킥더버디'는 무기를 골라 인형을 죽이는 게임이다. 언뜻 보기엔 캐주얼해보이는 그림체지만 단두대, 톱, 폭탄, 총 등이 등장하는 스트레스 해소 게임이다.
'신기한 베이비버스' 게임 화면(위)과 게임 내 광고로 자주 뜨는 '킬더버디'(아래) |
'신기한 베이비버스' 게임 화면(위)과 게임 내 광고로 자주 뜨는 '킬더버디'(아래)
많은 무료 게임들이 인앱 구매와 함께 게임 내 보상을 주는 동영상 광고 게임 중간에 뜨는 동영상 광고 배너 광고 풀스크린 이미지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베이비버스와 비슷한 상황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자체는 문제 없는데...중간에 나오는 '광고' 심의 못해
다만 이러한 광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기기 이용자가 특정될 수 없고, 또 광고 자체를 심의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다.
먼저 인앱 광고는 일종의 대행사를 통해 송출된다. 베이비버스의 경우 구글애드를 사용 중이다. 구글애드는 구글 계정을 기반으로 연령대, 성별, 위치, 방문하는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앱 활동 유형에 따라 광고를 제공한다. 계정이나 콘텐츠에서 '광고 개인 최적화'가 사용 중지되어 있는 경우, 광고는 사용자의 데이터가 아닌 시간이나 대략적인 위치를 기반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즉 현재 기기 이용자가 어린 아이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광고 자체에 등급 분류가 되지 않아 이용자에 맞는 매칭 또한 불가능하다. 광고의 경우 표현의 자유를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 심의가 민간에게 맡겨져 있으며 절차 또한 단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종현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또한 "현행 게임법상 청소년 보호와 관련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광고에 대한 규제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체별로 이뤄지는 사전·사후적 심의 역시 형식적이고 비전문적이어서 사실상 무규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등급분류연합(IARC)에서는 게임광고 가이드라인을 통해 온라인 트레일러 및 동영상에 연령 등급, 내용 정부는 동영상 시작 적어도 2초 전에 영상 높이 50% 이상에 있는 슬레이트에 표시해야 함 프리롤 또는 기타 유료 동영상 광고는 반드시 13세 이하 아동에 적절하도록 해야 함 유료 광고(개발자/유통사가 자금을 제공하거나 상품을 제작하거나, 물물교환, 기타 게재 대가로 다른 보수를 제공한 배너, TV광고, 프리롤 등)는 일반 시청자에게 적합해야 하고 합리적인 부모/소비자를 불쾌하게 할 콘텐츠(불필요한 폭력, 등장 인물 총격, 머리에 폭력적인 타격, 무기로 머리를 겨냥 등)가 없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락실 게임에 어린이들이 푹 빠져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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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등급을 받은 게임물의 내용과 다른 내용일 경우 게임물내용정보를 다르게 표시할 경우 게임 내용정보 외 사행심을 조장하는 내용을 포함할 경우에만 사후적 광고심의를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청소년인지를 모르고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광고를 내보내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또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청소년 보호 정책이 있는데도 피해가는 일부 대행사들도 있다"며 "사실상 보호자 선에서 관리를 하는 수밖엔 방법이 없다"고 전한다.
게임위 관계자는 "광고는 연령 등급도 나오지 않고, 게임 내에 어떤 광고가 들어갈 지는 광고 타게팅 설정값에 따라 달라져 (확인의 어려움이 있다)"며 "국민신문고에 어떤 게임을 이용할 당시 어떤 광고가 떴다는 것을 설명해 신고를 하면, 게임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소관을 정하고 그에 따른 처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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