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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다시 찾아온 미세먼지 계절, 피부부터 혈관까지 '건강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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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신경계, 내분비계 등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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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불청객 미세먼지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환경부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미세먼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난방 등 연료사용이 늘고, 기류 변화로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국내로 넘어오면서 또다시 미세먼지와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대부분 사람들은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병리적 현상을 일으키는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에 대한 병리기전을 밝히고 그 위험성을 대중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승복 서울대학교병원 교수(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동향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과 지속적인 연구를 촉구했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는 그 심각성이 드러날수록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미세먼지는 단순한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신경계, 내분비계 등 인체의 다양한 장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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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크기 비교를 위한 모식도. 미국 환경보호청(EPA) 갈수록 커지는 미세먼지 공포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은 먼지 입자를 말한다. 공기 중에 머물러 있다가 사람의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미세먼지는 크기에 따라 PM10과 PM2.5로 분류된다. PM10은 10㎛(마이크로미터) 이하 미세먼지를, PM2.5는 2.5㎛ 이하 초미세먼지를 일컫는다. ㎛은 미세한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1㎛는 0.001㎜에 해당한다. 사람 머리카락의 지름이 약 70㎛(0.07㎜)인 점을 감안하면 미세먼지 입자가 얼마나 작은지 가늠할 수 있다.

문제는 미세먼지의 입자가 매우 작아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속에 스며든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약 700만 명이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암을 일으킬 수 있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2번째로 높을 정도로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피부벽 뚫고 염증 유발

우리 몸에서 피부는 미세먼지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기관이다. 피부는 우리 몸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방어벽이지만 미세먼지 차단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세먼지가 손상된 피부 장벽을 뚫고 진피층 안으로 침투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피부 장벽이 정상인 경우에도 모낭 안까지 미세먼지가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외출 후 몸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피부가 약한 아토피피부염 환자나 유아, 노인 등은 미세먼지 노출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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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병. 환경부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질환은 기본

미세먼지로 인한 가장 큰 걱정은 호흡기 질환이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잦아진다. 또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 질환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폐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 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늘어났다. 또 초미세먼지 농도가 폐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WHO 역시 폐암 사망의 29%, 폐질환 사망의 43%가 대기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미세먼지 피해를 막기 위해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를 찾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중 마스크는 실외활동 중 미세먼지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마스크는 미세먼지가 폐, 기관지와 같은 호흡기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고 인체 내부 장기에 작용하는 2차 피해까지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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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질환자의 미세먼지 대처. 질병관리본부 혈관까지 침투

입자 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먼지는 혈관에 침투해 협심증, 뇌졸중 등 각종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체내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산소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혈관에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심질환 사망률이 최소 30% 이상 증가했다.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의 발병률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수록 높아졌다. 또 미세먼지가 복부 내장비만 환자의 고혈압 위험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게다가 심혈관 질환자가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공기 순환이 차단돼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일 때도 몸의 상태가 좋지 않다면 가급적 창문을 닫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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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착용하면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환경부 내분비계와 신경계마저 교란

몸속 깊숙이 흡수되는 미세먼지는 호르몬을 생산ㆍ분비하는 내분비계마저 교란시킨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실험군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과 코티존,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이 대량 검출됐다. 아울러 혈당, 아미노산, 지질, 지방산 등이 증가했다. 반면 혈당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반응은 떨어졌다. 미세먼지가 성호르몬 조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면 조기 초경 위험이 커지고, 정자 생산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세먼지는 다양한 신경정신질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뇌와 같은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우울증과 조현병 등 주요 우울장애를 일으켜 자살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와 같은 치매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최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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