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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검찰개혁 찬성하지만… 조국사태 보며 자식에 미안해 집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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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게이트] 참가자들 '집회 동원설'에 반박

촛불 들었던 정의당 지지자 "文정부, 과거정부 행태 답습"

대규모 인파가 집결했던 개천절 광화문 집회에 대해, 여당 주요 국회의원들이 4일 잇달아 '강제 동원으로 만들어진 집회'라는 주장을 폈다. 이를 접한 참가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이웃 주민들과 함께 집회에 다녀온 홍대현(65·서울 송파구)씨는 "도대체 누가 나를 동원했다는 거냐"며 "나는 검찰이 개혁돼야 한다고 믿지만, 조국 장관 부부가 고교생 딸을 논문 1저자로 만들어주고, 표창장까지 집에서 만들어줬다는 소식을 들으며 내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집회에 나간 것"이라고 했다. 이치형(51·서울 강동구)씨는 "지난주까진 집회가 곧 국민의 목소리인 것처럼 말하더니 며칠 새 입장을 저렇게 바꿔도 되는 거냐"며 "게다가 집회 동원은 민노총 등 친정부 단체 주특기인데 왜 남에게 뒤집어씌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보수 진보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강원도 인제에서 왔다는 조용균(29)씨는 "원래 정의당 지지자였고 탄핵 촛불집회에도 참가했고, 지금도 진보 성향"이라며 "현 정부가 전 정부 행태를 답습하는 꼴을 보고 화가 나서 나왔다"고 했다. 김연숙(61·서울 영등포구)씨는 "정부가 그런 식으로 얘기한다면 우리 목소리를 알아들을 때까지 집회에 나갈 것"이라고 했다.

송모(49·콘텐츠 제작업)씨는 "개신교도 아니고 한국당 지지자도 아닌데, 그저 머릿수 채워주려고 가족들 데리고 나왔다"며 "많이 온 모습을 보여주면 혹시라도 이 정권 사람들이 마음을 고쳐먹을까 싶어서였는데, 오늘 여당이 하는 소릴 들으니 말짱 헛수고였던 거 같다"고 했다.

근처를 지나다 즉흥적으로 동참한 시민들도 있었다. 문지연(38·자영업)씨 부부는 3일 저녁 대학생 연합 촛불 집회가 열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인근을 지나고 있었다. 문씨는 "남편과 함께 길을 가다 우연히 보고 집회에 참여했다"며 "이미 객관적인 사실로 드러난 명백한 잘못조차 전혀 사과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조 장관 모습이 뻔뻔하다고 평소 생각해왔다"고 했다.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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