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수차례 M&A로 그룹 키워… 칼라강판 시장 도전장
동부제철 안은 KG그룹, 철강업과 시너지효과 기대
11일 업계에 따르면 KG컨소시엄은 9일 동부제철에 대한 지분 71.96%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 최대주주인 KG스틸이 39.98%를, 특별관계자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캑터스PE) 소속 캑터스스페셜시츄에이션제1호주식회사가 31.98%를 각각 보유했다.
앞서 KG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PE와 컨소시엄을 꾸리고 동부제철 인수를 추진해왔다. 이후 올해 4월 동부제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지난 6월 13일에는 동부제철 인수 계약을 체결 완료 했다.
지난달 30일 KG그룹은 최종적으로 동부제철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들은 보유 중인 동부제철 주식에 대한 차등 무상감자를 완료했고, KG그룹과 캑터스PE는 3600억원의 동부제철 신주인수대금을 납입 완료했다. 이로써 동부제철은 워크아웃 돌입 4년 만에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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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이 동부제철 인수를 추진할때만 해도 업계에선 앞다퉈 우려가 흘러나왔다. 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조달은 물론이고, 철강업에 무지한 KG그룹이 어떻게 동부제철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었다. 이 같은 시각을 반영하듯 산업은행도 KG그룹이 유일한 대상자였음에도 불구, 우협대상자 발표 전까지 적잖은 시간을 소모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M&A의 귀재라 불리는 곽재선 KG회장이 동부제철에 강한 의지를 들어낸 만큼 시간을 갖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KG그룹은 곽재선 회장이 2003년 인수한 KG케미칼(구 경기화학공업)을 모태로 출발, 현재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KG ETS, KFC코리아 등 현재 8개 사업군에 걸쳐 15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모두 곽 회장이 10여년간 10개의 회사를 인수해 적자에 시달리던 기업을 흑자기업으로 정상화시킨 결과다. 곽 회장은 그간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산업의 중소형사를 인수해 선도 대형기업들이 개척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확실한 영역구축을 하는 방식으로 그룹의 외형과 내형을 동시에 키워왔다. 이번 동부제철 인수에도 철강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곽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KG그룹 계열사 KG ETS가 KG동부제철에서 발생하는 산화철을 이용, 산화철 재처리 분야 신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동부제철에서는 연간 약 500억원 이상 규모의 산화철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 KG ETS는 기존 사업군과 함께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칼라강판 경쟁력 제고ㆍ사업구조 수출 중심 재편으로 경영정상화
곽 회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주력 제품인 칼라강판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칼라강판은 KG동부제철의 주력 상품으로, 국내 내수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곽 회장은 기존 생산라인이 그동안 경영 위기로 인해 신규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대규모 신규 시설 투자부터 나서기로 했다. 현재 동부제철은 인천공장에 4기의 칼라강판 생산라인을 통해 연간 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먼저 핵심 생산기지인 충남 당진공장에 1200여억원을 투자해, 연산 60만톤 규모의 칼라강판 생산라인 4기를 신설한다. 신설 라인은 고부가 제품 전용라인 2기와 건재제품 전용라인 2기 등으로 구성된다. 1단계로 2021년까지 2기의 생산라인을 먼저 가동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급화도 추진한다. 당진공장에 신설하는 전용 생산라인을 통해 가전용 칼라강판 등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고부가 제품을 개발ㆍ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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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동부제철 당진공장. 당진공장의 칼라강판 생산라인 신설을 추진할 조직으로 ‘건설투자실’을 신설 배치, 생산라인 신설에 가속도를 붙인다는 방침이다.
KG동부제철은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KG동부제철의 핵심 생산기지인 당진공장에 2000㎥ 규모의 첨단연구소를 신설한다.
완공되는 즉시 기존 인천공장 내에 있는 연구소 인력 및 시설을 이전해 R&D 일원화한다. 이후에는 최신 분석설비와 시험 설비를 갖춘 철강 전문연구소로 발전 시켜 나갈 계획이다. 연구 인력도 2020년까지 기존의 두 배 가량 늘린다.
사업구조도 수출 중심으로 재편한다. 현재 동부제철의 내수와 수출 비중은 55대 45 정도다. 이를 점진적으로 바꿔 내년까지 내수ㆍ수출 비중을 45대 55로 역전시키고, 2021년에는 40대 60으로 수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곽재선 회장이 10월 중순부터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모든 고객사들을 찾아 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하는 등 ‘세일즈 경영’에 직접 나설 계획이다.
경영정상화ㆍ어려운 업황 등은 ‘과제’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과제는 동부제철의 경영정상화다. 동부제철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656억원으로 전년대비 457% 악화돼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183억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 6월 말에는 자본총액이 마이너스(-) 188억원을 기록해 자본잠식 기업이 됐다.
앞서 KG그룹은 동부제철 인수를 위해 사모투자펀드 캑터스PE와 컨소시엄을 맺어 3600억원을 납입했다. 적지 않은 돈을 쓴 상황이지만 차입금과 투자금 등 들어갈 비용은 아직 적지 않게 남았다. 경영정상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체력이 관건인 셈이다.
대내외 상황도 좋지 않아 업황도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동부제철이 주력 사업으로 삼는 칼라강판의 국내시장은 포화상태인데다 동국제강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경쟁이 불가피하다. 뒤에서는 포스코강판과 세아제강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베트남과 인도 등이 한국산 컬러강판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부과ㆍ검토하는 등 무역장벽을 견고히 하고 있어 이로 인한 피해도 우려된다.
재도약을 선언한 KG동부제철이 위기의 철강업을 휘젓는 메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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