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우대도 알고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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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명절 연휴는 여행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흔치 않은 여행 기회다. 다가오는 추석에도 많은 이들이 해외로 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필수 준비단계가 있다. 바로 여행을 할 국가의 화폐를 마련해 두는 환전(換錢)이다.
환전을 할 때마다 우리는 은행 혹은 공항에서 ‘환율 우대 OO%’ 등의 표현을 종종 본다. 해외여행을 할 때 늘 접하는 표현이지만 이 ‘우대’의 정확한 의미를 아는 이는 의외로 드물다. 환율 우대란 무엇일까? 왜 우대를 해 주는 것이며, 얼마만큼 우대를 해 주는 것일까?
환율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화폐의 교환 가치를 반영하며 실제 우리가 여행을 위해 환전을 할 때는 대개 하루 단위로 바뀌는 환율을 적용받는다. 은행의 환율 변동추이 혹은 각 포털사이트 환율계산기를 보면 화폐를 교환하는 상황에 따른 4가지 유형(현찰 살 때, 현찰 팔 때, 송금 보낼 때, 송금 받을 때)가 나와 있다. ‘현찰 살 때’는 일반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환전으로 우리나라의 원화 현찰로 해외의 화폐 현찰을 구입할 때를 의미한다. ‘현찰 팔 때’는 보유하고 있는 해외 화폐 현찰을 은행에 팔아 원화로 가치를 환산한 현찰로 받을 때를 의미한다. 같은 맥락으로 송금 보낼 때/받을 때는 원화를 해외 화폐로 환전해서 해외 은행에 송금할 때와 해외에서 송금된 해외 화폐를 입금 받을 때를 의미한다.
이 거래들 중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그리고 가장 기본이 되는 환전이 바로 ‘현찰 살 때’다.
어떤 유형의 환전인가에 따라 적용받는 환율은 약간씩 달라지며, 여기에서 국제 표준이 되는 수치는 ‘매매기준율’이다. “현재 OO화에 대한 환율이 OOOO원입니다”라는 안내에서 볼 수 있는 수치가 바로 매매기준율이다.
우대 기준, ‘매매기준율’과 ‘실거래’의 차이
가장 기본이 되는 환전인 ‘현금 살 때’를 기준으로 환율의 우대라는 것은 외화를 구매하는 사람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환전을 해 주겠다는 조건이다. 다시 말하면, 은행입장에서는 외화의 가격을 할인해서 고객에게 파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려되는 것이 ‘매매기준율’과 ‘현금 살 때’에 달라지는 환율 그리고 환전 수수료다. 은행은 외환 거래에서 발생하는 환전 수수료를 감안한 실거래 환율을 설정한다. 이것이 ‘현금 살 때’의 환율이다. 당연히 이 때 외환의 가격은 매매기준율 기준보다 비싸다.
은행들은 제반 비용들을 고려해 설정한 실거래 기준과 매매기준의 차액에 일정 부분의 할인율을 적용해서 일반 고객들에게 외화를 판매한다. 미화 1달러 구매를 가정한 환전을 기준으로 예를 들면, 2019년 9월 9일 (오전 11시 기준) 현재 1달러에 대한 매매기준 환율은 1191.10원, 같은 시간 현찰 살 때에 적용되는 실거래 환율은 1210.21원이다. 1달러에 대한 원화의 매매기준과 실거래는 19.11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 차액에는 최소 0%(우대 없음)에서 50%, 최대 90%의 ‘할인’이 적용되는데 이것이 바로 환율 우대다. 매매기준과 실거래 차액의 90%에 이르는 금액을 실거래 기준 가격에서 할인해 주는 것이다.
2019년 9월 9일을 기준으로 1달러에 대한 매매기준과 실거래 차액은 19.11원이고 여기에 90%의 우대환율을 적용하면 약 17.199원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90% 환율 우대를 해 주는 은행은 실거래 환율 1210.10원에서 17.199원만큼을 할인한 약 1192.901원을 적용해 고객에게 1달러를 판매하는 것과 같다. (포털 N사의 환율계산기로 1달러에 대한 90% 우대환율 적용은 1192.88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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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환율 우대 조건을 거는 이유
50%, 90% 우대환율이라는 표현을 보면 뭔가 100원짜리를 50원에 혹은 10원에 살 수 있는 느낌이지만, 사실 우대환율은 일반 여행객의 환전과 같은 소규모 환전이라면 할인 전과 후의 차이는 크지 않다. 통상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전 수수료율(매매기준과 실거래 차액에 제반 비용이 계산된)은 1.75%로 계산된다. 이것을 우대환율 50%로 할인하면 0.875%, 90%로 할인하면 0.175%로 달러화 환전에 대한 수수료율을 계산하는 것이다. 우대환율 50%와 90%의 차이는 대략 0.7%가 되는데 1000달러(약 119만500원)를 환전할 때 최대 7달러(약 8330원) 차이가 나는 셈이다. 물론 장기체류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 혹은 사업 목적의 큰 단위 환전이라면 무조건 환율우대가 유리하다.
그러나 여행목적의 일반 환전은 큰돈의 환전이 많지 않기 때문에 90% 우대환율이라고 해도 은행들은 사실 그렇게 큰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은행들은 왜 우대환율로 외화를 할인해 주는 것일까? 물론, 외환 차액으로 이득을 보기 위한 거래로도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환전을 위해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이들에게 추가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의 의도가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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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각해 보면, 급한 환전으로 국제공항에 있는 창구형 은행에서 환전을 하는 경우는 우대환율이 적용되지 않거나 가능하더라도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다. 은행을 방문하는 경우 우대환율은 쉽게 적용받을 수 있으나 스마트폰에 해당 은행 앱을 설치해야한다거나 환율을 해 주는 은행원의 추가 금융상품 가입 설명을 들어야 하는 등의 조건이 붙는다.
환율을 세심하게 신경을 쓰자면 절약되는 돈에 비해 머리가 조금 아프긴 하겠지만, 그래도 여행비용은 단돈 10원이 아까울 때가 많은 법이다. 해외여행을 위한 환전을 준비할 때는 각 은행마다 다른 우대환율의 조건이나 주거래 은행의 환전 조건을 꼭, 반드시 확인하자.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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