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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이젠 '오프라인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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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인스타그램 그림 특별전… 픽셀 작품 만드는 주재범씨 초청

화면비율 9:16에 맞춰 그림 제작

"인스타그램 통한 작품 구입 활발… 미술 활성화 위한 새 시장 될 것"

화가가 자신의 그림을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올린다. 인기를 끈다. 인스타그램 측이 해당 화가의 오프라인 전시를 연다.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사진 기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모 회사 페이스북)이 주최한 '인스타그램 그림 전시회'가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렸다. 이날 단 하루 열린 이 특별전은 인스타그램에 활발히 작품을 알리는 작가 중 한 명을 선정해 소개한 것으로, 이 같은 전시가 국내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초청 작가는 옛날 전자오락 화면처럼 픽셀로 초상이나 풍경을 제작하는 그래픽 아티스트 주재범(36)씨였다. 전시작은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작품 중 '일상'을 주제로 한 7점을 스마트폰 화면 비율(9:16)로 재제작한 것이다. 인스타그램 측은 "미술 작품 전시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부터 주목할 만한 미술 작가를 소개하는 계정 'Curated by Facebook'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일보

3일 서울 DDP에서 열린 소규모 특별전 초대 작가로 선정된 주재범씨는 "기술적 환경이 과거와 달라진 만큼 새로운 방식으로 내 작품을 알리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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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을 아우르며 인스타그램이 미술계 영향력을 넓혀 나가고 있다.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에 특화된 플랫폼이기에 각종 전시회 및 상업 화랑에서 관람객이 촬영한 사진·영상 등이 가장 집중되는 곳인데다 점차 작가의 '포트폴리오'처럼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씨는 "수년 전부터 재미 삼아 작품 사진을 올렸는데 다른 작가나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서도 피드백이 오기 시작했다"며 "쪽지로 기업 관계자가 협업을 제안하거나 작품 구매를 문의하는 컬렉터도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뉴욕타임스는 '인스타그램 아티스트'로 불리는 극사실주의 화가 캐서린 제나 헨드리(31)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2012년부터 자신의 그림 사진을 게재하던 무명 작가가 현재는 작품 가격이 약 25만달러(약 3억원)까지 붙고 최근 개인전까지 열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견고한 미술계 바깥에서 예술가가 소셜미디어 덕에 번성하는 하나의 사례"라고 했다. 작품 제작 과정 등을 쉽게 공유·홍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헨드리의 작품을 접하고 구매까지 진행했다는 버즈피드 마케팅 담당 벤 카우프만은 "이런 요소가 실제 화랑에서 뭔가를 구매할 때보다 더 깊은 이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컬렉터에게도 인스타그램은 중요한 공간이다.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때로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화랑협회는 최근 발간한 '화랑 운영 및 미술품 유통 가이드북'에서 인스타그램을 통한 작품 판매를 설명하며 주요 미술계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자 73명의 설문조사 내용을 실었다. 미술 전문 매체 아트시(Artsy)가 2015년 진행한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1%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술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었고, 이 중 73%가 "인스타그램을 통한 미술품 구입이 기존 경로보다 투명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인스타그램이 미술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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