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100%로 올린 뒤 KKR이 일부 자산 운용…신한생명과 합병은 신중
사진=연합뉴스 |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신한금융지주가 내년에 오렌지라이프의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자회사가 된 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오렌지라이프의 자산 일부를 맡아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합병은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 간 기업문화 차이, 보수 격차, 자산건전성 이슈 등이 얽혀있어 신중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3일 금융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내년에 오렌지라이프의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려 완전자회사화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현재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지분율은 59.15%다. 신한지주는 지주 주식과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오렌지라이프의 나머지 지분을 모두 매수할 계획이다. 그 뒤 코스피시장에서 오렌지라이프의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내로 주식교환이 실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후 KKR이 오렌지라이프 자산 일부의 운용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3대 사모투자펀드(PEF)로 꼽히는 KKR은 특히 대체투자 등 투자은행(IB) 분야에 강점을 지녀 오렌지라이프의 운용자산이익률 상승이 기대된다.
신한지주와 KKR은 지난해 9월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며 주된 내용은 신한지주 계열사의 자산 일부를 KKR이 맡아 운용하는 것이었다. 이미 신한생명의 자산 중 2000억원 가량은 KKR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완전자회사가 아니면 자산 운용을 다른 기업에 위탁하는데 여러 불편함이 있다”며 “때문에 오렌지라이프의 자산 운용을 KKR에 맡기는 것은 지분율 100%가 될 때까지 미뤄둔 듯 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신한지주는 완전자회사 이후 오렌지라이프를 신한생명과 합병할 계획이지만 그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언젠가는 당연히 두 회사를 합칠 것”이라면서도 “걸림돌이 매우 많아 신한지주도 합병에 신중한 입장이다. 아마 합병까지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사의 합병에는 우선 자산건전성 이슈가 걸린다. 올해 6월말 기준 신한생명의 보험금지급여력(RBC) 비율은 243.0%, 오렌지라이프는 435.1%다. 신한생명도 준수하지만 오렌지라이프는 매우 우수하다.
오는 2022년 신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RBC비율 규제 기준이 200%로 상향조정된다. 오렌지라이프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신한생명은 건전성 규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물론 양사를 합병하면 건전정 이슈가 해소된다. 다만 그 부분이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란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생명의 자산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병을 한다는 점이 오렌지라이프 임직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며 “무리하게 합병을 서두르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렌지라이프가 옛 ING생명 시절 오랫동안 외국계 기업이었기에 국내 기업인 신한생명과의 기업 문화 차이도 꽤 큰 편이다.
또 보수 차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 설계사와 직원의 보수가 신한생명보다 높은 편”이라며 “이 문제를 충돌 없이 해결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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