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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새책] 그림책으로 이해하는 '유엔 아동권리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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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어린이의 권리를 선언합니다!
반나 체르체나 글 | 글로리아 프란첼라 그림 | 김은정 옮김
봄볕 | 54쪽 | 16,000원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권리 주체가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권리주체가 스스로 권리를 보호할 수 없는 약자라면 어떻게 할까.

‘유엔 아동 권리협약'. 18세 미만 어린이·청소년의 기본 권리를 명시한 국제 협약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북한을 포함하여 196개국이 비준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권리 주체인 어린이 뿐 아니라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할 어른들도 그 내용을 잘 모른다.

《어린이의 권리를 선언합니다!》는 유엔 아동 권리협약의 주요 조항을 어린이의 목소리가 담긴 아름다운 시 구절과 함께 엮은 그림책이다. 이 책은 ‘아동의 보편적 인권 협약’이라는 공식 문서의 내용에 ‘말’과 ‘시’라는 함축적 형식으로 어린이의 구체적인 ‘목소리’를 담아, 어린이가 꿈꾸는 세상의 ‘이미지’를 그림으로 담아 한 장면에 풀어낸 그림책이다.

각 장면의 위쪽에 머리글로 제시한 인권 협약의 조항은 어린이와 함께 읽고 보는 어른 독자에게도 새로운 인식을 준다. 아동의 학대받지 않을 권리, 놀권리, 표현의 자유 등에 대한 내용과 정부와 부모가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 등의 내용을 보면서 일상에서 어린이의 권리에 무관심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만든다.

그림책은 한 페이지 전체를 하나의 그림처럼 감상해야 책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다. 책에 쓰여진 글만 읽으면 절반도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 《어린이의 권리를 선언합니다!》는 딱딱하고 건조한 공식 협약서 내용을 작게 쓰고 경쾌하고 맑은 시적언어로 내용을 풀면서 한 장면 전체를 명랑한 색채의 그림으로 형상화 한다. 마치 아이들이 직접 그린 듯한 그림들은 어린이의 인권이 특정 문화나 인종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 어린이가 꿈꾸는 세상이라고 시각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조선일보

책의 뒷부분 별면에 원서에는 실려 있지 않은 아동 인권 협약의 전문과 40여 개 조항을 모두 실어 어린이 권리 협약 교과서로서의 가치를 더했다. 어른들도 아이와 함께 찬찬히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을 듯 싶다. 출판사에서는 작가 반나 체르체나가 이 책으로 2015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고 안데르센 상을 수상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선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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