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주말드라마 ‘결혼해YOU’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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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살인 저는 실제로도 결혼 적령기라 드라마를 찍는 동안 생각이 많아졌어요. 결혼을 남의 일이라 느끼던 시청자들도 드라마를 보고 난 뒤엔 결혼에 한 발자국 가까워질지 모르겠어요.”
지난 주말 첫 방송된 채널A 드라마 ‘결혼해YOU’에 출연하는 배우 이이경의 말이다. ‘결혼해YOU’는 시청공무원 정하나가 신생 폭탄부서 ‘결혼사기진작팀’을 탈출하기 위해 충청도 섬 총각 봉철희를 결혼시키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코미디다.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봉철희 역의 이이경은 “촬영 2년 전에 대본을 받았다. 자극적인 요즘 콘텐츠들과 달리 순수하고 따뜻한 이야기라 좋았고,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2년을 꼬박 기다렸다”고 출연 소회를 밝혔다.
정하나는 봉철희에게 끈질기게 결혼을 설득하지만 사실은 비혼주의자다. 이후 봉철희의 책임감 있고 순수한 모습에 차츰 빠져들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정하나 역은 자칭 ‘캐릭터 싱크로율 80%’ 배우 조수민이 연기한다. 조수민은 “밝고 솔직한 점에선 굉장히 닮았지만 하나와 달리 결혼하고 싶다. 부모님께서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하셨기에 로망이 있다”며 “다만 작품에서 ‘결혼은 온전히 자신을 내어줄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내레이션을 읽으면서 결혼에도 자격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채널A 토일드라마 ‘결혼해YOU’는 뽀글머리 순박한 섬 총각 봉철희(이이경 분)와 그를 결혼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결혼사기진작팀 공무원 정하나(조수민 분)의 고군분투를 코믹하게 그려낸다. 15일 온라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주연배우 구준회 지이수 조수민 이이경(왼쪽부터). 채널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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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 모두 대표작의 캐릭터에서 180도 변신한 연기를 선보인다.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쓰레기 전남편’ 역할로 시청자 분노를 산 이이경은 홀로 쌍둥이 조카를 돌보며 살아가는 뽀글머리의 순수한 남자로,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거짓말을 일삼으며 억척스럽게 살았던 조수민은 밝고 사랑스러운 여자로 등장한다. 작품을 연출한 황경성 감독은 “이이경 씨는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으면 오히려 어색할 정도로 봉철희 역에 대체 불가능한 배우다. 조수민 씨는 귀여운 외모 안에 숨은 성숙함이 매력”이라고 했다.
실제 이이경은 ‘봉철희 미소’를 완벽히 표현하기 위해 잇몸 수술까지 미뤘다고 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웃음은 봉철희의 트레이드마크다. 촬영 시작하기 전, 잇몸이 주저앉아 수술을 받아야 했으나 치료 일정을 촬영 이후로 늦췄다”며 “충청도 사투리도 많이 신경 썼다. 백종원의 자리를 뺏을 순 없겠지만 합승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고 웃었다.
한국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의 공식과도 같은 ‘빌런(악역)’을 ‘결혼해YOU’에선 찾아볼 수 없다. 황 감독은 “다른 작품에서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질투와 오해의 빈자리는 다른 등장인물들의 사랑 이야기로 채워진다. 능력과 미모를 모두 갖춘 재벌 3세 오인아는 흔히 훼방꾼 역할을 맡는 ‘서브 여주’가 아니다. 결혼만큼은 자신의 의지로 해내려는 진취적 캐릭터다. 이를 연기하는 지이수는 “솔직하고 무해한 면모가 좋았다. 평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성격이라 캐릭터에도 잘 녹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출연진들은 “정신없고 피곤한 촬영 현장에도 악역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결혼사기진작팀의 팀장이자 정하나를 잊지 못한 최기준 역의 가수 겸 배우 구준회는 “단체 대본 리딩 때부터 모두가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였다. 무게감 있는 팀장 역은 처음 연기해보는 터라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이 큰 도움을 줬다”고 말다. 지이수는 “마지막 촬영이 끝날 땐 헤어지기 싫어서 눈물이 날 만큼 행복하게 촬영한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총 10부작인 드라마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50분에 방송된다. 이이경은 “요리에 비유하자면 드라마의 ‘킥(셰프의 요리를 살리는 결정적인 한 수)’은 철희의 귀여운 9세 쌍둥이 조카들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드라마가 잘 되면 이 (배우들)중에서 누가 결혼하는 것을 공약을 걸겠다(웃음)”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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