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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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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볼턴, 航母 파견비용까지 거론… 한미훈련 더 축소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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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의용 靑안보실장 만나 美의 전략자산 전개·지원 비용 언급

군수지원비·인건비 등 기존 항목에 추가, 분담금 증액 압박 예고

조선일보

존 볼턴〈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말 방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났을 때 주한미군 주둔 비용뿐 아니라 미 전략자산 전개 비용 내역까지 언급하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을 했던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군수지원비·인건비 등으로 구성된 기존 방위비 분담금에 '작전 지원(Operational Support)' 항목을 추가해 한국 측 분담분을 대폭 증액할 방침을 예고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려는 것 같다"면서 "분담금에 '작전 지원' 항목이 추가되면 한국 측 분담액은 기존 1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뛰어오를 수도 있다"고 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24일 정 실장 등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미국은 국방 예산에 엄청 많은 돈을 채워넣고 있다"면서 "이제 한국은 잘사는 나라가 됐으니 응분의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뿐 아니라 핵추진 항공모함·전략폭격기 같은 전략자산의 연간 한반도 전개 비용을 구체적 숫자를 들어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이런 미군의 작전·훈련비 등을 다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이 미국의 동맹으로서 이전보다 더 많은 역할 분담을 해주길 바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볼턴 보좌관이 방위비 협상 논의를 하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상이 아닌 전략자산 전개·훈련 비용을 열거해 우리 정부 당국자들이 다소 놀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볼턴 보좌관은 한국이 얼마를 더 내야 한다고 구체적인 숫자는 말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한국 안보를 위해 얼마나 돈을 많이 쓰는지는 강조해 우리 측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훈련은) 할 때마다 1억달러의 비용이 든다"면서 "수억달러를 군사훈련에 사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불공정하다"고 했다.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 (한국이) 지원해줘야 한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에 작전비가 포함될 경우 한·미 연합훈련의 수준이 이전보다 하향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훈련 규모와 횟수를 지금보다 축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작년 남북 정상회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축소된 한·미 연합훈련 운용이 앞으로 비용 문제로 더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 시작할 전망이다. 외교부는 조만간 신임 협상 대표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볼턴 보좌관 방한 이후 방위비 협상 준비가 빨라졌다"면서 "아직 협상 대표는 임명되지 않았지만, 실무진은 거의 다 구성됐다"고 했다.

미 정부는 오는 9일 방한하는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을 통해 다시 한 번 방위비 분담금, 호르무즈해협 파병 등 각종 '안보 청구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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