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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란이 공격할 이유? 더이상 잃을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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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CNBC "군사 도발보다 방해 목적… 내가 석유 수출 못할 바에야 아무도 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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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오만해 인근에서 노르웨이 선사 프론트라인 소유 프론트 알타이르 호가 피격을 당해 불타고 있고, 이란 해군정 1정이 옆에서 이를 수습 중이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상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을 당했다. 미 국방성은 이를 이란 소행이라 주장했으나 이란 측은 이를 부인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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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오만해역 유조선 피격 사건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인 가운데, 이란이 공격을 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란이 외국 유조선을 공격할 만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란이 피격을 실제로 이행할 만한 몇 가지 이유를 분석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유조선 두 척에 대한 공격 주체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바 있다. 미 국방성은 "이란군의 기뢰 공격이 분명하다"며 관련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으나, 이란은 "미국의 자작극"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이란의 미군 무인기(드론) 격추를 놓고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이란 국영TV는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이란 영공을 침범한 미국의 무인 정찰기를 격추했다고 보도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드론은 분명히 국제 공역에 있었다"며 주장을 부인했다.

CNBC는 이란이 피격할 이유로 우선 "잃을 것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이란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6%로, 지난해(-3.9%)에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된다. 지난해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 일방 탈퇴와 대이란 제재 부과 전인 2017년만 해도 이란의 경제성장률은 3.8%였다. 제재로 인해 이란 경제를 견인했던 원유 수출에 제동이 걸린 점이 타격이 컸다. 올해 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50%를 넘어섰고, 청년 실업률은 30%대에 육박(지난해 6월 28.3%)하는 상태다.

아니세 타브리지 영국 왕립국방연구소(RUSI) 연구원은 "이란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이런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차라리 잃는 것이 적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싱크탱크인 크라이시스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부문 총괄은 "미국이 '최대 압박' 전술로 이란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릴수록 이란은 위험을 피하기보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전술이 군사적 대응을 도발하기보다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인다. 실제로 지난달 오만해역 유조선 4척 피격과 이번 사건 모두 민간인 사망이나 기름 유출 등 큰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CNBC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이나 이에 준하는 세력은 자신들이 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아랍 국가들의 이익을 해칠 능력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후세인 이비시 아랍걸프국연구소(AGSI) 선임연구원은 "이란의 의도는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허세'를 자극하는 것"이라며 "(쓸 만한 경제제재가 바닥난 상태에서) 미국이 할 만한 보복행위도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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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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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이유로는 '내가 석유 수출을 못할 바에야 아무도 못 한다'는 심리다. 피격이 발생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30%가 지나가는 곳이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은 이번 피격과 관련해 "걸프만의 안보와 평화가 자국의 경제적 안정성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이란의 조직적인 시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기뢰로 인한 이란과 미국의 군사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1988년 미국 해군이 이란 해군 호위함을 격침한 '사마귀 작전'은 2차 대전 이후 미군이 벌인 최대 해상 전투인데, 이는 미군이 이란의 기뢰가 자국 호위함을 공격했다는 증거를 입수하면서 일어났다.

최근 양국 갈등으로 전쟁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미국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 명령을 내렸다가 갑자기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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