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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가족은 바이든에 "계속 싸우라"…유권자 72%는 "출마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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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모인 조 바이든 대통령 가족이 ‘대선 레이스 완주’를 독려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조 바이든(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부인 질 바이든(앞줄 오른쪽), 손녀 나탈리(앞줄 왼쪽), 피네건(앞줄 왼쪽 두번째)과 함께 뉴욕 웨스트햄튼 비치의 프란시스 가브레스키 공항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위해 마린 원에서 걸어 나오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06-30 07:04:10/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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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 참패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가족은 ‘대선 완주’를 독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의 가족들은 TV 토론에서의 처참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이 대선 레이스에 계속 남아 싸울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워싱턴 DC 인근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부인ㆍ자녀ㆍ손주 등 가족과 모인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내부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가족들은 바이든이 4년 더 임기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참모진과 수습책을 논의했고, 기자회견이나 언론 인터뷰 등이 거론됐지만 결정된 건 없다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선거 캠프 고문들은 주요 기부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주말 내내 전화기를 붙들었다고 한다.

이번 가족 모임은 TV 토론 전에 잡힌 일정이었지만, 대선 거취 관련 논의가 오갔을 거란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2020년 3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가교(bridge)가 되겠다”며 재선에 욕심이 없음을 시사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려는 결심을 굳힌 계기도 2022년 11월 24일 매사추세츠주 낸터킷 섬에서 보낸 가족과 함께 보낸 추수감사절 휴가가 결정적이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모임 당시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재선 출마론을 강하게 폈고, 차남 헌터 바이든과 손주들이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 일부, TV 토론 준비 방식 불만”



이번 가족 모임에서 후보직 사퇴 압력 거부를 가장 강하게 주장한 사람 중 하나는 헌터 바이든이다. 그는 TV 토론에서 보인 ‘노쇠한 바이든’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정확하게 아는 부친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가족 중 일부는 통계를 강조하는 등 바이든 선거 캠프가 TV 토론을 준비한 방식에 불만을 나타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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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클레인 전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2023년 2월 1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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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 후 민주당 안팎에선 바이든 핵심 측근인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 아니타 던 백악관 선임보좌관, 던의 남편으로 TV 토론 리허설에서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 대역을 맡은 밥 바우어 변호사 등에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민주당 후원자 중 한 명인 존 모건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바이든은 아니타 던과 남편의 가치에 너무 오랫동안 속아 왔다”며 “그들은 떠나야 한다”고 썼다.



‘바이든 출마 안돼’ 72%, ‘출마해야’ 28%



클레인 전 비서실장은 “바이든이 대선 레이스에 계속 남을 것은 100% 확실하다”며 “TV 토론 결과가 좋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싸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유권자의 민심은 싸늘하다. 미 CBSㆍ유고브가 지난달 28~29일 미 유권자 113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출마해선 안 된다’는 답변이 72%로 ‘출마해야 한다’(28%)는 쪽을 압도했다. 2월 같은 기관 조사에서는 출마 반대와 찬성이 각각 64%, 36%였다.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는 정신건강과 인지력을 갖고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도 72%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그렇다’(27%)를 압도했다. 지난 6월 조사에서는 ‘그렇지 않다’와 ‘그렇다’가 각각 65%, 35%였는데 부정적인 답변이 더 늘었다.



민주당 지도부 “후퇴는 재기 위한 준비”



'바이든 카드'를 끝까지 밀어붙이기도, 급히 ‘환승’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진퇴양난 상황에 봉착한 민주당에선 물밑으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제이미 래스킨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MSNBC 인터뷰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바이든이 무엇을 결정하든 우리 당은 통합될 것이고 우리는 그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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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오른쪽) 전 미국 하원의장이 30일(현지시간) MSNBC 방송에 출연해 일각에서 나오는 조 바이든의 대선 후보 사퇴론을 반박하고 있다. 사진 MSN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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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와 원로는 ‘바이든 지키기’에 안간힘을 썼다. 바이든(81) 대통령보다 고령인 낸시 펠로시(84) 전 하원의장(민주당)은 CNN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일어나 끝까지 해내는 것이 최선”이라며 “다른 선택은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MSNBC 인터뷰에서 당내 의원들 사이에 후보 사퇴에 관련된 대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바이든의 이번 후퇴는 재기를 위한 준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도 “우리는 여전히 바이든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흔들기’가 현 시점에서 당 대선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슨 의장과 바이든 선거 캠프 매니저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는 주말 내내 전국위원회 위원 수십 명과 통화하며 바이든 지지론을 폈다고 한다. 하지만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지 못했고 바이든에 대한 의구심도 지우지 못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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