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자 "드라마 '꽃보다 남자' 보다 당국에 걸린 뒤 탈북하기로 결심"
파도가 높아 북한 목선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군의 설명 역시 논란이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목선이 발견된 15일 오전 5~7시 삼척항 인근의 파도 높이는 평균 0.2m이며, 최대 0.5m였다. 군은 "당시 파고가 1.5~2m였고, 어선 높이가 1.3m로 파고보다 낮아 레이더로 식별하기 어려웠다"고 했었다. 비판이 이어지자 군은 "해상 작전 중인 함정의 작전 기상을 참고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군은 지난 17일 발표에서는 "북한 목선이 해류 속도로 떠내려왔다"고 했다가 19일 "목선은 엔진을 가동해 움직였다"고 하기도 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떠내려왔다는 표현은 우연히 삼척항에 북한 목선이 온 것과 같은 느낌을 주려던 것이 아니겠나"라고 했다. 군은 어선에 GPS가 없다고 했지만 국정원은 19일 "선박에서 GPS를 적출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북한 목선에 GPS가 있었다는 것은 지난 15일 해경 상황보고서(3보)에도 포함됐던 내용이다.
경계 실패뿐 아니라 '말 바꾸기'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국방부는 이날 이순택 감사관을 단장으로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고강도 조사에 나섰다. 조사 대상은 합동참모본부, 육군 23사단, 해군 1함대 등 해안·해상 경계 작전 관련 부대다.
한편 한국당 백승주 의원실에 따르면 박한기 합참의장은 북한 어선이 NLL을 넘어오기 하루 전인 지난 1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육군 8군단에서 경계 작전 실태를 점검하고 군사 대비 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8군단은 이번에 문제가 된 삼척 지역의 해안 경계를 맡고 있다. 합참의장의 경계 강화 지시에도 레이더·경계망이 뚫린 것이다.
이번에 귀순한 2명 중 20대 남성 김모씨는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보다가 적발된 뒤 탈북을 결심했다고 국회 정보위 관계자가 전했다. 김씨는 드라마 '상속자들', 영화 '폭력써클'도 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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